남녀가 바뀌었더라도 그게 정당했을까?
얼마 전에 '월간남친'이라는 드라마가 넷플릭스에 개봉했다. 삶에 지친 여성이 가상세계에서 여성의 성적 판타지를 극도로 만족시키는 완벽한 남친들을 돈 주고 만나 데이트를 골라 즐긴다는 그런 여성 쾌락물이다.
나름 성적 선택권과 자유를 중시하는 입장에서, 자신의 성적 판타지를 '돈으로' 충족시키는 문화가 있다 한들 그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드라마에 눈살이 찌푸려지는 건...
.. 만약 안경 여드름 육수 돼지 찐따 아서플랙 남성 주인공이 가상현실 서비스에 접속해 가슴이 수박만한 가상의 여친들을 돈 주고 '쇼핑'하며 자신의 성적 판타지를 만족시킨다는 내용의 드라마가 만들어진다면, 이 나라 여성계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이에 대해서 역시 "그건 개인의 성적 자유이며 문화적 자유주의는 중요한 것이기에 존중하겠다."이랬을까? 아니면 "여성을 소유하고 지배하고자 하는 역겨운 남성의 성욕이 가장 더러운 형태로 표출되었다!" "이런 식의 시대착오적 여성 상품화는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 닷씨는 발 붙일 수 없도록 최선을 다해 응징해 나가겠다!" 이랬을까? 아마 여러분 모두 그 답을 어렵잖게 짐작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시 말 하지만, 나는 남성이건 여성이건 모두의 성적 판타지를 자유롭게 충족시킬 수 있는 성적 자유주의를 존중한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남성에게만 금지되어 있는 영역이 있다면, 그런데 그것을 허용으로 돌릴 수 없다면, 그것은 불가피하게 여성에게도 금지여야만 한다. 그것이 내가 알고 있는 성평등이기 때문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그 손가락 디자인들'이 여기저기 은근슬적 출몰하는 중이라 한다. '36주 영아살해' 사건도 그렇고, 요즘 젠더갈등이 수면 아래로 내려가고 바다 건너 대안우파 정치세력들의 실책이 부각되면서 슬슬 한국의 페미니즘계도 '다시 버로우를 풀려는 듯한' 모습들이 나타나는 것 같은데.. 다시 이 쪽으로 신경들을 좀 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