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세환 Apr 20. 2020

정의당의 실패

자, 이제 즈엉이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보자.

이번 총선 결과는 미통당과 보수세력에겐 물론이거니와 '선명 진보'를 자처하던 정의당에게도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소위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의석수를 30석으로 불리겠다는 야심 찬 플랜은 '사악한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꼼수 더러운 권모술수'로 인해 무참히 박살이 났고 정의당은 그냥 6석짜리 미니정당으로 되돌아왔다. 이를 놓고 정의당 지도부는 매번 '거대 양당' 운운하며 울분을 뿜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그들 스스로도 잘 알고 있겠지만 민심을 먹고사는 공당이라면, 마땅히 사람들로 하여금 "왜 우리를 지지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변을 보여줄 수 있어야만 한다. 마치 시장에서 상품을 내어놓는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언제나 자신들의 상품을 광고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처럼. 


자, 일전 조국 사태에서 상황에 대응하는 민주당의 방식을 비판했을 때와 같은 질문을 즈엉이 쪽에도 던져보고자 한다! 그 노무 '연동형 비례제'를 제외하고, 정의당은 사람들로 하여금 '정의당'을 지지해야만 하는 그 어떤 어젠다를 제시했었지? 노회찬 이후 정의당에 대체 어떤 '어젠다'가 있었지? 

그저 16년 이래 메갈 놀이에 잠시 밥숟가락 얹혀 보려다 그마저 잘 안되니까 어떤 방향성도 제시하지 못한 체 그로기 상태로 표류했던 것 아냐?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그것도 우익 우파진영으로부터도 '재난 기본소득' 이야기 마구 나오고 있을 적에 소위 '좌파'를 자처하는 정의당 내에서 재난 기본소득 같은 현금 살포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서 내 귀를 의심했던 바 있다! 

니들이 말하는 '선명 진보', '유일 진보'란 경제문제에 있어서 시장주의, 자본가들과 타협하고 오직 페미니즘이나 정체성 정치에나 집중하자는 진보야? 솔직히 정의당 내에 이런 사람들 제법 있지? 그게 쉬벌 리버럴 위선자 마크롱, 트뤼도랑 뭐가 달라?!


그래 놓고 표를 원해? 사람들 앞에서 "정의당은 30석을 가져야만 한다!"라고 주장해? 


이번 총선 기간 동안 정의당이 어쩌면 '유일하게' 집중했던 어젠다인 '연동형 비례제'를 조금 더 이야기해 볼까? 국민들 입장에서 이건 정말 민생이랑 오조오억광년 떨어진 정치공학 당리당략 짓거리에 불과해 보이는데도 정의당 수뇌부가 이 법안 밀어붙이면서 걸었던 명분이 뭐였어?! 


"민심을 보더 더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추진하는 개정안입니다."


그랬어 안 그랬어!? 그랬지!?

근데 그 '민심을 위한 개정'의 의석 계산법이란 게 일반 대중 입장에서 손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식이던?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 국민들이 궁금해하니까 심상정이 뭐라 그랬어?! 응? 그때 뭐라 그랬어!!



"아... 그... 국민들이 그런 세세한 거 하나하나까지 아실 필요는 없고요..."


이거 그냥 민심은 X도 관심 없고 그저 우덜의 당리당략만을 위해 법 개정 추진하는 것 맞다고 자기 인증한 거 아냐? 그래 안 그래?! 

진정 민심을 위한 개정이었다면 이 개정의 (사실상) 무효화에 대해 다른 사람들도 같이 분노했겠지. 근데 그러냐? 정의당 말고 다른 사람들도 이 상황에 대해 같이 분노 하디?  


그래, 위성정당으로 개정안 도루묵 만든 거대 양당이 나쁘다 치자! 거대 양당 쪽에서 위성정당 만들어 개정안을 유야무야 만드려 할 수 있다는 첩보는 제법 오래전부터 나왔었어! 그럼 대체 그동안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의당 지도부가 한 게 뭐야! 설마~설마~ 하다가 진짜 해버리니까 치사하다는 둥 더럽다는 둥 욕한 거 말고 더 있어? 


이게 무슨 마속이 "사마의 놈이 산을 포위해버려서 졌어요ㅠㅠ 사마의 놈이 산을 포위하지만 않았어도 내가 이기는 건데ㅠㅠ"하고 징징대는 거랑 뭐가 달라! 왜 적이 아군을 위해 알아서 배려해주어야 한다고 그걸 디폴트로 깔아놓고 생각을 하는 건데? 그런 무능한 지휘관이라면 당장 잘라버려야 맞는 거지!


노회찬 때는 안이랬어! 

민생을 위한, 사람을 위한 그 어떤 어젠다도 제시하지 못한 체 당리당략 법 개정이나 추진하면서 사람들이 자신들을 지지해주지 않는다고, 거대 양당이나 지지한다고 원망을 해? 대체 사람들 입장에서 거대 양당이 아닌 정의당을 지지해주어야 하는 이유가 원데? 대체 지금 정의당이 거대 양당보다 나은 게 뭔데?!!


...



박창진은 떨어졌고!

롤 대리랑 생각 없는 둘째 메갈은 손잡고 국회 들어가고 있어. 

그나마 박창진을 위해 이 악물고 정의당에 최후의 한 표를 제공했던 2030 남자들은 이제 정말로 더 이상 정의당에 그 어떠한 관심도 가지지 않겠지! 자, 이들에게 뭐라고 말할 거지? 정의당을 다시 한번 기억해 달라고 대체 무엇을 제시할 거야?? 막말로 갸들이 박창진 때문에 이 악물고 표 줬던 거지 롤 대리랑 메갈 좋아서 표준 거냐?  

애써서 힘들게 표 줬더니 박창진은 떨어지고 롤 대리랑 메갈 언냐가 국회 들어가네?ㅋ 


"정의당은 진보이고 진보는 정의롭기 때문에 사람들은 우리를 지지해야만 하고, 또 마땅히 그리될 것이다."라는 거의 유아기적 자기 객관화 능력 말곤 아무것도 없는 정의당의 내일이 미통당 기성 우파들의 내일보다 밝을 수 있을까? 과연? 






   


 

작가의 이전글 우파들의 ㅂㄷㅂㄷ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