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조각투자는 왜 어려웠고, RWA는 왜 다른가
2030년, 16조 달러 규모의 자산이 블록체인으로 이동한다. 부동산, 국채, 예술품 등 대형 투자자만 접근할 수 있었던 자산을 누구나 조각으로 살 수 있게 만드는 실물자산 토큰화 RWA(Real World Assets)가 본격화된다. 그러나 한국에서 조각투자는 거의 실패했다. 조각투자 서비스는 유동성 고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엔 뭐가 다를까?
RWA는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토큰으로 변환하는 것이다. 부동산, 국채, 채권, 원자재, 예술품의 소유권이나 수익권을 토큰으로 나눠 거래할 수 있게 만든다.
핵심은 세 가지다.
분할 소유: 40억 원 건물을 4만 개 토큰으로 나누면 1토큰은 10만 원이다. 10개만 구매할 수도 있다.
24시간 거래: 부동산 매각에 3개월 걸리던 시대는 끝난다. 토큰은 거래소에서 10분 안에 판매된다.
자동화: 스마트컨트랙트가 임대료를 자동 배분한다. 은행, 공증인, 에스크로가 사라진다. 수수료가 3%에서 0.5%로 줄어든다.
토큰 발행부터 거래까지의 시나리오는 이렇다. 40억 원짜리 서울 강남 오피스텔을 Securitize가 토큰화한다. 4만 개 토큰이 발행되고, 당신은 10개를 구매한다. 매달 임대료 천만 원이 발생하면 당신 몫으로 2,500원이 돌아간다. 건물 가치가 42억으로 오르면 토큰 가격도 10만 원에서 10.5만 원으로 상승한다. 토큰을 팔고 싶으면 Uniswap에 올려 10분 내로 현금화한다.
RWA와 함께 언급되는 STO(증권형 토큰)는 주식·채권에 한정되며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쓴다. 한편 RWA는 모든 실물 자산을 포괄하며 퍼블릭 블록체인을 사용한다. 또한 탈중앙화를 지향한다.
RWA는 발행-유통-운용 3단계로 구성된다.
(1) 발행 단계: 실물을 토큰으로
주체: Securitize, Ondo Finance 같은 발행 플랫폼
역할: 자산을 SPV(특수목적법인)에 넣고 토큰으로 변환한다. SEC 규제를 준수하며, KYC/AML 정보를 토큰에 내장한다. 스마트컨트랙트로 배당을 자동화한다.
수익: 자산 가치의 1-2%를 발행 수수료로 가져가며, 연 AUM의 0.5%를 플랫폼 사용료로 취한다. 500억 원 자산을 토큰화하면 초기에 7-12억 원 수수료와 연 운용자산의 0.5%인 2.5억 원을 얻는 셈이다.
사례: BlackRock BUIDL 펀드. 미 국채 4.5억 달러를 Securitize로 토큰화한다. 기관 투자자는 24시간 매매 가능하며, 배당은 매일 자동 지급된다.
(2) 유통 단계: 토큰을 거래하고 담보로 활용
주체: MakerDAO, Uniswap 같은 DeFi 프로토콜 또는 거래소
역할: 1차 판매(발행사→투자자), 2차 거래(투자자↔투자자). MakerDAO는 RWA 토큰을 담보로 DAI 스테이블코인 대출을 제공한다.
수익: 0.1-0.5%의 거래 수수료, 연 3-5% 대출 이자, 이자의 10-20% 관리 수수료가 있다. MakerDAO는 RWA Vaults에서 연 1억 달러 이상 수익을 취한다.
사례: MakerDAO BlockTower Andromeda. 미 국채 토큰 10억 달러를 담보로 DAI를 발행한다. 연 이자가 4.5%로, 투자자는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국채를 보유할 수 있다.
(3) 운용 단계: 수익률 극대화
주체: BlackRock, Ondo Finance, CitaDAO 같은 자산운용사
역할: 부동산이면 임차인 선정 및 임대료 협상을 한다. 채권이면 만기를 관리하고 금리를 헷징한다.
수익: AUM의 1-2%에 달하는 운용 수수료, 초과 수익의 10-20% 성과 보수를 갖는다. Ondo Finance는 5억 달러 AUM으로 연 1,000만 달러를 운용 수수료로 받는다. AUM이 10배 증가하면 순이익은 16배 폭발한다.
사례: CitaDAO 부동산 포트폴리오. 총 5,000만 달러 규모의 오피스 20개를 토큰화한다. 투자자는 매달 임대료 수령하며 연 수익률 5-8%를 얻는다. CitaDAO는 임대료의 8%와 AUM의 1.5% = 연 99만 달러 수익을 낸다.
(1) 폐쇄형 플랫폼
조각투자 플랫폼에서 토큰을 사면, 그 토큰은 플랫폼 안에서만 거래된다. 다른 거래소로 이전이 불가하다. 해외 투자자도 접근이 어렵다. 유동성 풀이 국내의 소수 회원으로 제한된다. 일 거래액이 적은 규모로 유지되며, 낮은 유동성 때문에 결국 판매자만 있고 구매자가 없는 결과로 이어진다. bid-ask 스프레드가 20-30%가 되면서1만 원짜리를 7,000원에 내놔도 안 팔리게 되는 것이다.
반면 RWA는 오픈형이다. 이더리움 기반 토큰은 Uniswap, Curve 어디서든 거래될 수 있다. MetaMask만 있으면 전 세계 누구나 참여 가능한 시장이다. 잠재 유동성 풀이 수만 명에서 수억 명으로 확장된다. 2026년 RWA 일 거래액은 5억 달러다. 주식 시장에 비하면 극히 일부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 규제 샌드박스 함정: 특혜가 족쇄로
조각투자 회사들은 한시적 샌드박스를 받았다. 샌드박스가 종료되면 정식 인가가 필요한데 조건이 까다롭다. 통과되지 못하면 마케팅도 제한적이며 신규 상품을 발행하기 어려운 등 규제 특혜가 족쇄가 된다. 결국 유동성 부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3) 법적 불확실성
규제 샌드박스를 거친 후 제도화까지 성공하기도 쉽지 않다. 현재도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발표가 계속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법적 불확실성으로 기관 투자자가 유입되기 어렵다. RWA는 증권성을 정면 돌파한다. Securitize는 SEC Regulation D/S를 준수하며 합법적 증권을 발행한다. 한국도 2027년 전자증권법으로 토큰증권을 인정하면 법적 지위가 명확해진다. Coinbase, Kraken 같은 글로벌 거래소에도 상장이 가능하며 2차 거래가 법적으로 보호된다.
(1) 기관 투자자 진입
한국 조각투자는 개인만 참여했다. 기관 투자자(연기금, 보험사, 자산운용사)는 규제가 불명확하고, 유동성이 낮으며, 플랫폼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로 외면했다. 기관은 이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
RWA는 기관이 주도한다. 연간 운용 자산이 10조 달러인 블랙록은 미 국채 기반 BUIDL 펀드로 4.5억 달러를 운용한다. JP 모건은 Onyx 플랫폼으로 블록체인 결제를 시범 운영한다. Franklin Templeton은 4억 달러 규모의 FOBXX 펀드를 토큰화했다.
왜 기관이 들어왔을까? 규제가 명확하고,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며, 커스터디가 안전하기 때문이다. 기관 진입의 효과는 신뢰 생성이다. 개인 투자자도 블랙록이 한다면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며 따라온다. 선순환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2026년 RWA 시장에서 기관 투자자 비중은 70%에 달한다. 한국 조각투자는 리테일 100%였다. 자본력과 안정성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2) 다층 수익 구조
한국 조각투자는 배당 단일 수익이지만, RWA는 배당에 더해 DeFi를 활용할 수 있다. 토큰을 MakerDAO에 담보로 맡기고 DAI를 빌린다. 그 DAI로 추가 투자를 한다. 또는 Uniswap 유동성 풀에 넣어 거래 수수료를 번다. 보유만 해도 수익, 담보로 써도 수익, 유동성을 제공해도 수익으로 레이어가 쌓인다. 한국 조각투자는 이런 확장이 불가능했다. 폐쇄형 플랫폼이라 외부 DeFi와 연결되지 않았다. RWA는 오픈형 생태계라 가능하다.
(3) 규제 프레임워크 정비
한국 조각투자는 회색 지대에 있었다. 증권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합법도 아니었다. 사업 확장이 어렵다. RWA는 정식 제도권으로 들어왔다. 미국 SEC는 Regulation D/S로 토큰증권을 규제한다. 이 규정을 준수하면 합법적으로 증권을 발행할 수 있다. 싱가포르 MAS는 토큰화 자산을 Capital Markets Products로 분류하고, Project Guardian으로 기관 투자자 중심 인프라를 구축한다. 홍콩 SFC는 녹색 채권 토큰화를 정부 주도로 추진한다.
한국도 변화한다. 2027년 1월 전자증권법이 시행되면서 토큰증권이 합법화된다. 초기에는 전문 투자자만 참여하지만, 2028년부터 일반 투자자에게도 개방될 예정이다. 정부는 2027년 10조 원, 2030년 100조 원 규모의 시장을 목표로 한다.
제도권 편입의 효과는 세 가지다. 첫째, 대형 거래소 상장이 가능하다. 코인베이스, 크라켄이 RWA 토큰을 다룬다. 둘째, 기관 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다. 연기금과 보험사는 규제 준수를 확인한 후 투자한다. 셋째, 투자자 보호 장치가 작동한다. 사기 플랫폼은 인가를 받지 못하고, 투자자는 금융감독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2026년 2월 현재, 글로벌 RWA 시장 규모는 약 360억 달러에 달한다. 2025년 1월 55억 달러에서 1년 새 약 4배 성장했다. 구성을 보면 사모 신용이 187억 달러로 가장 크고, 미국 국채 토큰화가 91억 달러로 그 뒤를 잇는다. 부동산, 원자재, 기관 펀드 등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한 순수 RWA 자산은 약 210억 달러 수준이다.
이 수치는 글로벌 자산 시장에서 어떤 위치인가? 글로벌 자산운용(AUM) 시장은 약 139조 달러, 글로벌 순자산은 약 600조 달러 규모다. RWA 210억 달러는 이 중 0.01~0.015%에 불과하다. 미국 국채 시장 28조 달러의 0.033%, 글로벌 부동산 시장 300조 달러의 0.0017% 수준이다.
그러나 성장 속도는 폭발적이다. 2023년 초 12억 달러에서 2026년 2월 360억 달러로 3년 새 약 30배 증가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180%에 달한다. 2025년 한 해만 봐도 1월 55억에서 12월 188억으로 3배 이상 커졌다.
2030년 전망은 더 드라마틱하다. BCG는 보수적 시나리오로 16조 달러, 낙관적 시나리오로 50조 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현재 대비 500~1,500배 성장을 의미한다. 근거는 세 가지다.
(1) 규제 프레임워크 정비
한국은 2027년 전자증권법 시행을 앞두고 있고(2027년 10조 원, 2030년 100조 원 목표), 싱가포르 MAS는 Project Guardian을 통해 기관 투자자 중심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2025년 RWA 거래액 120억 달러). 홍콩은 공공 채권 토큰화로 2027년 200억 HKD 목표를 설정했다. 미국도 2028년 토큰 증권 프레임워크 정비를 준비하고 있다.
(2) 기관 투자자 대거 진입
현재 RWA 시장에서 기관 비중은 약 70%다. 블랙록의 BUIDL 펀드는 23억 달러, Franklin Templeton의 BENJI는 9억 달러,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Amundi도 2025년 말 토큰화 MMF를 출시했다. 상위 20대 자산운용사 중 절반이 토큰화 펀드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들이 본격 진입하면 연간 유입액만 약 5,000억 달러로 추정된다.
(3) 리테일 투자자 접근성 확대
현재 최소 투자액은 기관 전용으로 100만 달러지만, 2028년부터 1만 달러로, 2030년부터는 100만 원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투자자 수가 100배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구체적인 성장 시나리오는 3단계로 나뉜다.
Phase 1 (2026-2028): 국채·채권 선점
미국 국채 토큰화가 현재 0.033%에서 1%로 확대되면 약 2,800억 달러 규모가 된다. 기관 투자자 전용 구조가 유지되며, 블랙록, JP 모건, Franklin Templeton이 주도한다. 고금리 환경에서 4~6% 안정적 수익을 제공하는 국채 토큰은 기관 재무팀의 유휴자금 관리 수단으로 자리 잡는다.
Phase 2 (2028-2031): 부동산·원자재 확장
상업용 부동산 토큰화가 약 5,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다. 리테일 투자자 진입으로 유동성 풀이 형성되고, 1일 거래액이 10만 달러를 돌파한다. 가격 왜곡이 감소하면서 bid-ask 스프레드가 5~10% 수준으로 안정화된다. 원자재(금, 원유), 탄소배출권, 지적재산권도 토큰화 대상에 포함된다.
Phase 3 (2031-2035): 모든 자산 토큰화
지적재산권, 탄소배출권, 영화제작권 등 비전통 자산까지 확장된다. 글로벌 RWA 시장이 16~50조 달러에 도달한다. 국가 간 상호운용성이 완성되고 S&P 500 기반 토큰화 ETF가 출시되며, 24시간 거래가 일상화된다. 최소 투자액은 100만 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현재의 점유율 0.01%는 출발선이다. 규제 명확화, 기관 투자 확대, 리테일 진입이라는 3대 동력이 맞물리면서 RWA는 자본주의 인프라 재구성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2026년 360억 달러 시장은 2030년 16조 달러가 된다. 글로벌 자산 시장 400조 달러의 0.01%에서 4%로 확장된다. 상승 여력은 400배다. 'RWA가 올까?'를 질문할 게 아니라, 'RWA가 언제, 얼마나 빨리 올까?'를 질문해야 한다. 답은 5년 안에 나온다.
(1) 초기 시장의 변동성을 이해하라
RWA 토큰은 초기에 변동성이 20-50%에 달한다. 전통 부동산보다 크다. 유동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성숙기(2030년 이후)에는 실물 자산 수준으로 수렴할 전망이다. 단기 투기가 아니라 중장기 관점이 필요하다.
(2) 자산 유형별 수익 구조를 구분하라
현금흐름형(70%): 국채와 부동산. 정기 배당을 제공하며 안정적이다. 연 4-8% 수익을 내는 연금 같과 유사하다.
자본이득형(30%): 예술품과 원자재로, 배당은 없다. 가격 상승만으로 수익을 낸다. 고위험 고수익이다.
(3) 플랫폼 안전성을 검증하라
블록체인 기록과 신탁 계약이 병행되는지 확인하라.
SEC, MAS, 금융위 정식 인가를 받았는가?
커스터디는 Coinbase Custody, Fireblocks 같은 신뢰 기관인가?
스마트컨트랙트 코드 감사(Trail of Bits, OpenZeppelin)를 받았는가?
온체인 기록과 오프체인 법적 소유권의 연동 구조가 명확한가?
(4) 유동성을 최우선으로 보라
일 거래액이 10만 달러 이상이고, bid-ask 스프레드가 5% 이하인지 확인하라. 이 기준을 넘지 못하면 가격 왜곡이 심하다. Ondo, Securitize, MakerDAO 같은 대형 플랫폼을 우선하라. 소형 프로젝트는 유동성 고갈 위험이 크다.
(5) 규제 변화를 추적하라
2027년에는 한국에 전자증권법이 시행된다. 초기에는 전문 투자자가 주로 참여하는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 2028년이면 일반 투자자들도 접근성이 생길 것이다. 미국은 2028년 토큰증권 프레임워크를 정비한다. 싱가포르와 홍콩이 선도한다. 규제가 명확해지는 시점이 시장 폭발 시점이다. 2027-2028년이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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