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쉬어가며 주어진 현실에 맞춰 사는 것도 괜찮다
왜 사람들이 나이 40부터 더 좋다고 하는지 요즘 알 것 같다. 20대에는 갈 길을 못 찾아 힘들었고 30대에는 무언가 빨리 이루고 싶어 즐기지 못했다. 40이 되고, 그동안의 고민과 열정이 지나고 나서야 지금 그 자체로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좀 더 편안해지지 않나 한다. 또 주변 여러 사람들을 보니 부자라고, 인기가 많다고 다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옆에서 보았을 땐 한없이 부러운 사람도 나름 힘든 점이 있고, 또 지금 부자고 행복해도 갑자기 어떤 일이 생길 수 있다. 독서와 글쓰기의 힘으로 그러한 생각들이 정리가 되고 나를 돌아보게 되니 중간중간 불안이 찾아와도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 우리는 마음을 굳건히 가다듬고, 일어날 일은 그대로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어야 할 것이다.”
<파우스트 중에서>
쉼은 꼭 필요하다.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향해 달려가는 것도 좋지만 중간중간 쉼은 필요하다. 나도 평일에 똑같이 아이들 챙기고 내 루틴을 가져가다 보면 쳇바퀴 돌 듯이 반복되는 생활만 할 때가 있다. 그런데 주말에 시간이 있거나 아이들이 잘 놀면 새로운 브런치북을 생각해 내거나 나에 대해, 아이들에 대해 돌아볼 여유가 생긴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번뜩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아침에 공원을 걷거나 아이가 노는 모습을 집중하다 보면 글감이 떠오르고 나의 하루나 미래에 대한 계획을 하게 된다. 조바심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그동안 바쁘게 지내느라 보지 못했던 것들, 옆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비로소 보인다. 또 꽉 차 있던 일상과 생각에서 비움을 통해 재충전이 될 수 있다. 평소와 다른 장소에 가서 새로운 아이디어나 멋진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들 중에는 일부러 여행을 가서 사업 구상을 한다고 한다. 앞만 보고 달리다 보면 육체도, 정신도 지칠 수밖에 없다. 중간중간 내려놓고 쉬며 주변을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며 그 안에서 변화를 꿈꾸자
육아도 잘하고 싶고 일도 하고 싶어 아등바등했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곧 체력도 떨어지고 우울해져 내려놓았다. 그러니 삶이 훨씬 밝아지고 여유가 생겼다. 그럴 때 나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 집중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연습을 했다. 같이 블로그와 인스타를 시작했는데 더 나아가는 사람, 하나에 집중해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부럽고 조바심도 났다. 하지만 그들도 나름 힘든 점이 있고 온라인에서 성공한 대신 놓치는 부분들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글쓰기를 하며 나에 대해 생각했을 때 나는 아이에게 소홀하기가 싫었다. 아직 어린아이에게 좀 더 집중해 주고 학습습관이나 독서습관을 잡아주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가 조금 더 클 때까지는 육아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럼 그 현실을 받아들이고 과정 안에서 즐기며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된다. 현실에 맞추어 살려면 무엇보다 자존감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독서와 글쓰기를 매일 꼭 하려고 한다. 틀에 맞춰 하루하루를 채찍질하며 힘들게 살기보다는 주어진 현실을 살아가며 돌아오지 않을 가족과의 시간을 챙기며 기회를 잡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항상 인생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어렵다. 바쁜 일상에서 너무 앞만 보고 달리지 말고 의식적으로 중간중간 쉬려고 해야 한다. 또,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집중하며 주어진 현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러면 인생이 너무 힘들지도, 우울하지도 않고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며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중간중간 쉼을 가지며 현실에 만족한다고 해도 안주하는 것으로 끝나면 안 된다. 조심하고 두려워해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는 않아야 한다. 용기를 내서 시작하기도 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나아가면 언젠가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 시간이 다른 사람보다 오래 걸릴지라도 말이다.
“ 물가를 걸어가다가 돌연 깨달아지는 바가 있어 그는 놀랐다. 이승의 따분함을 깨우친 것 같았다. 이승에서의 모든 도정은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며, 세상살이의 태반은 발걸음을 조심하는 데 보내지는 것이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파리대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