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하루 4시간, 주 5회.
강사님은 그냥 듣기만 하라고, 수료만 하라고 하셨다. 그런데 강의실은 컴퓨터실이었고, 매 시간에 실습이 있었다. 누가 잘하고 못하는지는 빠르게 드러났다. 나는? 압도적인 꼴찌였다.
자그마치 ‘AI융합 코딩교육전문가’ 라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덤빈 거야.
따뜻한 봄날이었다.
매일 아침, 나는 다리를 질질 끌며 전철역으로 향했다. 데이식스의 ‘Zombie’를 들으며, 그렇게 좀비처럼 비틀비틀. 인. 생. 최. 대. 위. 기. 그 말을 머릿속으로 곱씹으면서.
걸어가는 길에 절박하게 바닥을 내려다봤다. 돌 하나, 꽃 한 송이. 그것은 고된 수업을 앞둔 나를 달래는 행위이자, 살아남고자 하는 본능에 가까운 동작이었다. 그렇게 모은 꽃 사진들이 그 무렵 스마트폰 갤러리를 가득 채웠다.
가끔 단체 채팅방에 그 사진들을 올리기도 했다. 반응은 미묘했다. 수업에는 빨리빨리 안 오고 길가의 꽃 사진을 보내오는 사람이라니. 돌아오는 반응을 보며 나는 조용히 그들의 MBTI를 추측했다.
누군가가 쿠키를 가져왔다고, 김밥이 있다고 사진을 보내왔다. 오늘 네가 안 오면 네 것은 쉬고 만다고 나를 홀렸다. 픽, 웃음이 났다. 학교 가기 싫었던 마음이 친구 한 명 때문에 학교로 향하게 하듯, 나는 그렇게 전철역으로 들어섰다.
간신히 하루를 넘기면, 다음 날은 또 다른 위기가 기다렸다.
가장 큰 고비는 피지컬 코딩이 시작되면서였다. 아두이노 — 작은 보드에 센서와 모터를 연결하고 프로그래밍으로 제어하는 물건. 비슷한 종류인 할로코드도 배웠다.
나는 운전을 못 한다. 운전뿐인가. 스마트폰 유심도 갈아 껴본 적이 없다. 그런 내가 아두이노를 앞에 두었다. 슬픈 일은 예외 없이 일어났다. 혼자만 불이 안 켜졌다. 혼자만 삑삑 소리가 났다.
아, 그때 그녀들이 없었더라면.
자신도 바쁜 와중에 멘털이 나간 나를 재빠르게 수습해 준 H님, J님, Y님. 티 나지 않게 사사삭 내 과제물을 손봐준 사람들. 당신들이 나를 살렸다. 진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