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초등 2학년도 흔하게 합니다

by 딴짓

"그런 걸 배운다고?"

주변 반응은 엇갈렸다. 진심 어린 응원도 있었지만, 대단하다고 말하면서도 애매한 표정을 숨기지 않는 이들도 있었다. 네가 왜? 굳이? 할 수 있겠어?

그리고 수업 첫날이 왔다.



우리는 강사님의 말대로 ‘엔트리’라는 초등학교 코딩 프로그램에 접속했다.

“이건 초등학교 2학년도 흔하게 합니다.”

초등 2학년? 동공지진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낯선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둔탁해졌다. 손이 떨리고, 침이 말랐다. 아, 큰일 났다.



며칠 후, 우리는 스크레치라는 역시 ‘초등학교에서 흔한’ 코딩이 시작됐다. 그러나 시작과 동시에 나는 쩔쩔매고 있었다. 숫자, 논리, 공간감각 전부 제로. 알아 들지 못한다. 전혀. 나는 초등학교 저학년도 이해한다는 내용도 이해하지 못했다.



매일 아침 울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게 우리 반 최고령 수강자였다. 그녀는 나보다 열 살이 많은 왕고참. 나도 이런데 저분께서는 얼마나 힘드시겠어.



착각이었다. 믿었던 최고령 수강생은 첫날부터 열심히 필기를 하고, 쉬는 시간마다 강사님께 질문을 하려 갔다. 알고 보니 그 누구보다 씩씩하고 적극적이고, 나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똑똑했다.

이렇게 열심히 한다고? 나도 저렇게 해야 하는 건가. 주 5일, 하루 4시간. 3개월. 앞이 까마득했다.

24년 경력. 그런데 이 교실에서 나는 완전한 신입이었다. 아니, 신입보다 못했다. 머리가 빠릿빠릿하게 돌아가지도 않으니까.



천천히 생각하고 결정할걸. 뭐가 급하다고. 기왕지사 열심히 해보자. 후회와 다짐 사이를 오가는 동안, 한 가지 의문이 뒤늦게 머릿속에 맴돌았다. ‘AI 코딩 전문가 강사 과정’이라고 분명히 쓰여 있었는데. 왜 나는 내가 전혀 모르는 ‘코딩’이라는 단어를 진지하게 보지 않은 걸까.


왜. 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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