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식물원이라고 불린 날

by 딴짓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서며 사람들을 흘깃거렸다. 생각보다 다양한 연령대가 앉아 있었다. 나와 비슷해 보이는 40대가 여럿이었다. 그리고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분들도.

3일간의 오리엔테이션이었다. 자기소개, 에니어그램 검사, 그룹별 발표까지. 오, 이거 제대론데?

자기 소개 시간.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열심히 해보자고 다짐했던 마음이 뚝뚝 떼어져 나갔다. 컴퓨터 전공자, 온라인 MD, 수학 혹은 과학 전공, 그것도 아니라면 최소한 이과 출신. 나 빼고 다 전문가란 말인가!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드디어 내 소개 시간.

“겉모습만 멀쩡하지 그냥 바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제발 도와주세요.”

그들은 웃었지만, 나는 절박했다.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한 분이 말했다.

“선생님은 마치… 식물원 같아요.”

다른 분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사람을 주변에서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나도 그런 말을 처음 들어보았다. 내 주변에는 온통 나 같은 사람들뿐이니까. 내 입장에서 신기한 건 그들이었다.

나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몰라 애매하게 웃었다.



우리는 30대 중반부터 50대 후반까지, 같은 지역의 미취업 여성이라는 공통점 하나로 모인 스무 명이었다. 그중 나는 유일한 식물원이었다. 그게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건, 한참 후에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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