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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한나 Sep 19. 2023

그리운 내 새끼...

몇 개월 만에 글을 써보는 것일까?

쓰고 싶지 않았다.

그럼 지금 왜 쓰냐고?

쏟아지는 눈물 앞에서... 불현듯 브런치가 떠올랐다.

새벽 2시 그렇게 나는 노트북을 열었다.


미국에서 돌아와 시차적응 때문인 것인지 이 새벽에 맑은 정신을 소유하고 있다.

잡음 없이 뚜렷하게 맑은 정신을 가득 채운 것은... 그리움


-내 인생에 보물같이 찾아온 딸아이

-그 아이는 우리 부부에게 잠시 찾아온 손님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시간

-그 손님을 귀하게 여기지 못했던 순간에 대한 아쉬움

-그 손님을 내 소유로 착각하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못했던 나의 무지

-손님과의 지난 일들이 큰 기쁨이었음을 이제야 깨달음.

-너무나 그립고 보고 싶음...


감사하지 못하고 지나가버린 날들...


나는 여기까지 글을 쓴 채 아침이 되도록 울었다.


그렇게 2주가 지났다.

지금의 심경을 글로 적어놓고 싶다.


'집이 너무 고요함'

'집이 너무 깨끗함'

'집에 와도 할 일이 없음'


우리 부부는 서로를 마주 보며 말했다.

"솔직히 좋지?? 난 대박 좋아!"

"다민이가 보고 싶긴 한데... 지금 이 상황이 너무 괜찮다!"

"오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갑다는 말이 이런 거냐?"

"진짜 식비가 완전 줄어들었네~~ 이다민이 많이 먹긴 했나 봐!"


다행히 우리의 마음은 아이와도 통했다.

우리에게서 벗어난 아이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해 보인다.

'스테이크, 찜닭, 가지무침, 오만 덮밥...'

가르쳐주지도 않았던 요리를 척척 해가며 엄마보다 잘한다고 깔깔거린다.

-과제가 힘들어도 수업이 너무 재밌다고 말하는 아이.

-열심히 살다 겨울에 오겠다고 말하는 아이.


고맙다. 네가 그곳에서 단단하게 버텨주고 있기에 엄마 아빠도 웃을 수 있겠지.


나는 다짐해 본다.

엄마도 열심히 살겠노라고.

엄마의 인생을 멋지게 가꿔서 딸 앞에서 당당하게 보여주겠노라고!


처음으로 겨울이란 계절을 기다려본다.

겨울이 되었을 때는 한 뼘 더 성장한 모습으로 딸을 맞이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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