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eonghan KIM
Feb 20. 2022
벗이여 말해 주게나
온 누리가 실버화이트로
칠해 지는 날을
동장군의 귀여운 하얀 사자使者들이
바람을 타고 흩날리는 밤에
그대의 편지를 뜯어 보리라
사위四圍는 온통 아이보리블랙
백열등 한 층 밝은 아래
뽀얀 김 가쁘게 몰아 숨쉬는 찻주전자
난로가에 걸상 더욱 당겨 앉으며
눈 이야기 듬뿍 실어 보낸
그대의 글 읽어 보리라
살그랑 살그랑
내무반 창턱에 모여드는 눈소리
어둠을 가르는 먼 마을의 개 짖는 소리
근무 교대로 눈길을 걸어가는
초병哨兵의 발자욱소리 들려 오는
북국北國의 밤
가득 담아 보낸 그대의 이야기
들어 보리라
* 실버화이트 : 가장 밝은 빛이 나는 하얀색의 유화 물감
* 아이보리블랙 : 맑고 투명한 느낌이 나는 검은색의 유화 물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