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미혼 유치원교사는 교사의 자격이 없나요?
“결혼 안한 교사가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쳐?“
”애도 안낳아보 교사가 어떻게 학부모의 마음을 알 수 있겠어?“
”애도 낳아보고 희로애락을 겪어봐야 엄마의 마음을 알지“
“나는 결혼 안한 교사하고는 같이 일 못해“
”오래 만난 사람이 있는데 왜 결혼을 안해? 그건 비정상적인 관계야“
6년을 일한 유치원 원장님이 내게 한 말이다.
그때 나는 40대, 미혼이었다
그런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원장님의 말은 달랐었다
”솔직히 말할게 선생님이 결혼 안해서 일 시키긴 좋아
그렇잖아 결혼하면 저녁엔 가정 생활 하게 시간을 줘야 하니까“
몇 년 전,
한 사립유치원 원감이었던 친구가 결혼한다고 원장님께 조심스레 이야기 했었다
"최대한 피해 없게 방학에 결혼식 하겠습니다"
”결혼 자체가 민폐야 애도 낳을 거잖아“
그 원장님은 교사가 결혼하고 애도 낳을 거니 싫다 하고
우리 원장님는 교사가 결혼 안하고 애도 안낳아봐서 싫다 한다
둘 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말들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교육자가 할 말은 결코 아닌 것 같다
아직까지 가슴에 얹혀 끝내 소화되지 않는 말이다
이 사건이 계기가 됐고 그 후 원장님과 가족이 관련된 몇 가지 일이 계속 휘몰아쳤다
그 기간동안 내가 들은 수없이 많은 날카로운 말들은 나를 극으로 몰았다 매일이 상처였다
결국 나는 퇴사를 결심했고 몇 달을 밤마다 곱씹고 되짚었던 말을 쏟아냈다
결혼은 개인의 선택이고 사생활입니다
대체 어떤 마음으로 그리 말씀하신 건가요?
제가 일을 못했나요? 그럼 그만두라 하셨어야지
그간 제가 아이들을 얼마나 사랑으로 대했는지 다 보셨으면서
휴가 한 번 제대로 없이 6년을 일했는데
결혼 안해서 아이들을 잘 가르치지 못한다
애를 안낳아봐서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다는 말은 왜 하셨나요
그건 갑질입니다
그분은 펄쩍 뛰었다
나이가 있는데 결혼을 안하니 동생 같고 가족 같아서 진심으로 한 말이라고 했다
곡해하고 오해하는 내가 오히려 이상하다 했다.
나의 6년을 부정 당한 나는 일할 동력을 잃었고
결국 퇴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