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어 터진 비엔나 소시지

왜 내 도시락에만

by 달콩쌉쌀

오빠는 유난히 몸이 약하고 왜소했다

잔병치레가 많은 오빠는 게다가 장손에 첫 아이였으니

맛있는 과자도, 과일도, 생선도, 치킨의 닭다리와 날개도 모두 오빠가 우선이었다

마음이 가고 손길이 더 가는 건 이제서야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으나

어린 그때의 나는 그게 너무 서운했다


초등학교 때 가장 좋아한 도시락 반찬은 줄줄이 비엔나 소시지였다

평소에는 나물과 멸치 등의 반찬이 대부분이었으나 정말 어쩌다 한 번 해주는 엄마의 특별식이 소시지였다소시지에 칼집 세 개를 넣어 모양을 내고 튀겨내면 그렇게 먹음직스러울 수가 없었다

비엔나 소시지는 적당한 힘으로 칼집을 내지 않으면 튀길 때 뒤로 뒤집어져 볼썽사나운 모양이 되곤 한다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던 터라 엄마는 어쩌다 한 번 우리 점심 도시락으로 비엔나 소시지를 튀기는데

그럴 때면 나는 엄마 앞에서 구경하며 군침만 꿀꺽 삼켰다

소시지가 잘 구워지면 엄마는 제일 예쁘고 잘 튀겨진 소시지를 골라 오빠 도시락에 담았다

그리고 남은 뒤집어 터진 미운 소시지는 내 도시락통에 넣었다.

번번이 그러는 엄마가 서운하고 울 것 같이 속상했지만 어린 그때는한 번도 내 마음을 말하지 못했다

점심 시간, 나는 뒤집어 터진 소시지가 창피해 망설이며 뚜껑을 열었다

그리곤 부러 더 크게 얘기하곤 했다

'소시지를 너무 튀겼나봐 터져버렸네 하하'


성인이 되고 엄마에게 겨눈 미움과 원망을 조금씩 걷어내는 노력을 시작했을 때

엄마에게 말했다 그때 오빠 도시락에만 예쁜 소시지를 넣어주었다고 서운했다고.

엄마는 의외로 금세 인정했다


"그래 맞아 엄마도 아들만 의지하고 편애하는 부모 밑에 자라서

그게 그렇게 속상하고 서운했는데 나도 똑같이 그렇게 되더라...

근데 그 소시지 엄만 한 개도 안먹었던 거는 생각 안해봤지?"


엄마는 희생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민망해서 변명하려던 걸까

그래 엄마는 한 개도 안먹었으니 용서하는 걸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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