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장 없는
사진 찍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었어요
정말 잘 웃고 많이 웃어서
그늘 없이 자랐을 것 같이 인상 좋다는 소리를 그리 많이 듣는 사람인데
그건 자신이 노력해서 만든 거라고 실제는 아니라서 그 간극에서 괴로워하곤 했었어요
자신의 모습이 싫다구요
그런데 그는 정말 작은 것에도 웃을 줄 아는 사람이었어요
아이를 좋아하던 사람이라 지나가는 아이만 봐도 웃고
인상 좋은 어른들을 봐도 웃고요
몇 번이고 그 얘기를 하는 사람이었어요
그와 저는 사진이 별로 없습니다
7년의 기록이라고 하기에는 정말 적어요
둘이 찍은 사진은 손에 꼽을 정도고 제가 몰래 찍은 사진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와 헤어지고 돌아설 때 뒤에서 몰래 그의 뒷모습을 찍곤 했었습니다
멀리 거리를 걸어가는 모습,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
버스 제 앞자리의 그의 뒷모습, 영상 통화할 때 캡처한 사진들입니다
그 사진들이 아직 제 핸드폰에 있습니다
그는 웃고 있고 때로는 취해 있고 찍지 말라고 손으로 가리고 있고
그 안에서는 그 예쁜 모습이 여전합니다
그는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