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혁이와 은채

은채의 마음은 대체

by 달콩쌉쌀

그가 떠난 걸 알고

온갖 생각들이 마구 엉켜서 며칠은 정신없이 울다가

배도 안고프고 목도 안마르고 하는 시간들이 지나고

배가 미친 듯이 고픈데 씹는 걸 할 기력이 없는 시간들이 지나고

배가 고프고 먹고 싶은 게 생각나 그걸 사러 가는 시간들을 살았습니다


그때 비로소 사람들의 얼굴도 조금씩 보이고

음식도 씹고 밥도 씹을 힘이 조금은 나더라구요

그때 알았습니다 저는 살겠지요


언젠가 그와 그런 이야기를 했었어요

무혁이를 떠나보낸 은채는 대체 1년을 어찌 살아갔을까

그때 제가 했던 말에

그가 그렇겠다고 정말 그럴 것 같다고 공감했었어요


저는 다음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와 가려던 음식점 여행지 살고 싶었던 남해

해가 갈수록 포기했던 많은 것들

그만 없네요


글쎄요 저도 살다보면

1년이 되면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겠지요

그럼 그때쯤엔 또 살아갈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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