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평소에
상처가 있다면
곪아 터지기 전에 꺼내 쥐어 뜯어서라도 치료해야 한다고 했었어요
덮어두면 더 커진다고요
그래서 저의 삶에 깊이 들어와 저의 상처들을 죄다 쑤시고
딱지를 지나 어느 정도 아무는 것까지 관여했던 그가
정작 스스로의 상처는 어쩌지를 못했어요
맞아요 내내 생각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봤겠지요
그래도 안되는 거
네 그의 가족들이 그랬어요
그의 생각대로 안되는
도무지 방법을 알 수 없는 그들이요
그가 자주 하던 말이 있었어요
'내가 하란대로만 하면 평생 잘 먹고 잘 살게 해줄 수 있는데'
엄마는 술과 약을 못끊고 약물에 취해 살고
아버지는 아집과 고집을 못버리고 번번이 회사에 위기를 만들고
동생은 한심한 남자와 한심하게 살았습니다
그는 2024년 겨울부터 무섭게 무너졌습니다
그의 엄마가 일주일 정도를 복통에 시달렸다 합니다
그때 암투병 중이던 아빠의 동생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아빠는 동생의 장례에 온통 신경이 가있고
배가 아프다는 엄마를 방치했다 합니다
그는 엄마가 아프다는 걸 너무 늦게 안 거죠
일 때문에 아버지와 같은 차를 타고 가던 중
신경정신과 약을 먹고 제정신이 아닌 엄마가 거리를 헤매는 걸 마주쳤다 합니다
그런 엄마를 보고 아빠는 한숨 쉬며 그냥 가자 하더랍니다
그때 그는 미쳐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내려서 엄마를 집으로 모셔오고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하냐고요
큰 병원을 가본 적 없는 그의 다급함이 절박함이 느껴졌어요
그의 엄마는 위급한 상황이었고 응급수술을 받아 살았습니다
엄마를 살리고 그가 무너졌습니다
그의 엄마가 그때 돌아가셨다면 그는 살았을까요
아니면 죄책감으로 그도 죽었을까요
제가 아팠던 2019년 제가 죽었으면 그는 살았을까요
그를 살릴 시점은 대체 어디였을까요
애초에 제가 그를 만나지 않았으면 그는 그전처럼 그래도 살고 있었을까
그와의 기억을 하나씩 꺼내보고는 있는데
저는 금세 다시 덮어버리게 됩니다
마주할 자신이 없어요
온통 물음표 뿐입니다
평생 들을 수 없는 답에 물음표만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