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또 왔어 미안해

by 달콩쌉쌀

그가 참 좋아하던 엄마의 명절 음식을 가지고 그를 만나러 갔습니다

명절에 혼자 배고플까봐

그의 가족들이 혹시 안왔을까봐요


그 큰 비석 안에 수많은 이름들

그 안에 작은 조각 이름으로만 남은 그입니다


계란 프라이를 올린 쌀밥과 전, 사과와 배, 크림빵과 커피,

그가 살아있었을 때 설과 추석에는 매번 집에서 만든 전과 고기 과일 등을 그에게 전해주곤 했었습니다

그는 그걸 그렇게 맛있게 먹었어요

그는 엄마의 음식을 좋아했습니다

정성도 많이 들인 맛이고 시중에 파는 음식 같지 않다고요

그가 술에 빠지고부터는 엄마 음식을 먹지 않았습니다

술 안주로 엄마 음식을 먹을 수는 없지 않냐고요


나 또 왔어 미안해

그 말 후에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옆에 성묘를 온 아주머니 한 분이 서럽게 울부 짖습니다


“여보 나 좀 데려 가 같이 있자 혼자 있지 말고 같이 있자 나 좀 데리러 와”


저도 수없이 되뇌었던 말

그 말들이 자꾸 아프게 찔렀습니다


궁금하지 않을 저의 일상을 이야기 했습니다

겁쟁이 쫄보가 면허를 땄고 절대 하지 않겠다던 그 일을 다시 하고 있어

다음에는 내 차 가지고 올게

진작 면허 따고 너랑 차 타고 여행 다녔으면 참 좋았을텐데

좀 더 일찍 용기내볼걸


“살아있으면, 다시 올게”


그때까지도 아주머니는 계속 울고 있습니다

내려가는 계단에서 난간을 붙들고 눈물을 쏟았습니다

한 가족이 올라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크게 웃음을 터뜨립니다

그들은 어떤 이별을 한 것일까요

얼마나 시간이 흘러야 저렇게 웃으면서 올 수 있을까요


거리의 사람들을 보며 생각합니다

평안해보이는 저들도

저마다 슬픔과 고통을 품고 끌어안고 사는 거겠지

나만 아프고 내 이야기만 기가 막히게 슬픈 건 아니겠지

다 참고 견디고 사는 거겠지

뭐 대단한 이별이라고

그를 살릴 여러 번의 기회를 제가 다 버려놓고

뭘 잘했다고 자꾸 슬퍼지는 걸까요


이 글을 쓰는데 카페 문이 열립니다

순간 그인 것 같아 마음이 덜컹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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