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매, 육덕 지다 육덕 져, 고놈의 전주막걸리

육덕(肉德) : 몸에 살이 많아 덕스러운 모양


육덕 지다. 살이 많아서 혹은 덕스러워서 육덕 지다가 아니다. 전주막걸리 한 상은 레알 육덕 지다. 눈으로 봐도 육덕 지고 맛을 음미해도 육덕 지다. 텁텁하면서 시원한 청량감이 돌아 육덕 지고 상상할 수 없는 안주거리로 혀에서 감도는 맛들이 육덕 지다. 그렇다, 전주 막걸리집 한 상은 시각적으로나 맛으로나 육덕 지다. 어떤 말이 필요하랴.






전주막걸리 한 상.



전주막걸리 일덕, 이덕 :

인사불성 될 만큼 취하지 않음이 일덕이요, 요기가 되는 것이 이덕이니


막걸리 한 때 맥주와 소주에 밀려 초라했다. 초라함뿐이겠나 한 때는 저급 주류로 치부되기 일쑤였다. 점빵 앞에서 초로의 사내들이 멸치 혹은 김치쪼가리에 먹는 술 아니었나. 그런 못난이 막걸리가 대변신에 성공했다. 성공하게 만든 일등공신은 아이러니하게도 나라꼴을 더럽게 만든 IMF였다. 텅텅 빈 주머니, 각박한 삶. 막걸리는 척박한 사회적 환경을 뚫고 올라온 서민들의 한줄기 빛이었다. 적은 돈으로 취할 수도 있었고, 굶주린 배를 든든하게 채울 수도 있었다. 암울한 사회적 분위기와 달리 달달하게 취해 실룩실룩 웃으며 집으로 향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막걸리는 답답함과 억울함 풀어줄 뿐만 아니라 적당한 취기에 든든한 배를 선사했다. 전주막걸리의 대변신.




전주막걸리 삼덕, 사덕 :

힘 빠졌을 때 기운 돋우는 것이 삼덕이요, 안 되는 일도 마시고 웃으면 되는 것이 사덕이니


막걸리의 효능이 어떻다는 말은 안 하련다. 식이섬유가 많다는 둥, 필수 아미노산이 많아서 피부에 좋다는 둥의 막걸리에 관한 과학적 지식은 여기 저기서 넘친다. 전주막걸리 매력은 효능이 많아서 몸에 좋아서가 아니다. 막걸리 한주전자에 펼쳐지는 화려한 안주와 헤아리기 어려운 가짓수의 찬만으로도 기운이 솟을 수밖에. 한 가지 안주 값도 안 되는 돈에 산해진미가 펼쳐지니 기운이 돋울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는가. 답답할 때도 억울할 때도 혹은 외롭고 쓸쓸할 때도 아니면 사랑에 충만해 행복할 때도 전주막걸리 한 상은 놀라움과 웃음을 선사한다.

그렇다고 가짓수가 많은 안주 때문에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어느 막걸리집은 거한 한정식을 떠올리게 하고 어떤 집은 횟감과 수산물 코스로 즐거움을 준다. 어디 그뿐이라 어느 집은 찬연히 빛나는 육식의 찬들이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전주막걸리 골목 그 어느 곳이든 발을 디디면면 가계마다 특화된 코스안주로 함박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전주막걸리는 아니 전주가 맛있다.








전주막걸리 오덕, 육덕 :

여럿이 더불어 마시면 응어리가 풀리는 것이 오덕이오, 암은 물론 성인병 예방, 간에 좋으며 장에도 무리가 되지 않음 육덕이다.



전주에 오면 홧병도 풀린다. 맛을 아는 이라면 심신의 응어리가 뭉쳐있을 새도 없다. 전주막걸리의 오덕, 육덕은 말할 필요도 없다. 말 그대로 전주막걸리는 육덕 지다. 눈도 입도 취기에 알싸한 흔들거림도 죄다 육덕 지다. 전통이 있고 맛도 있고 거기에 좋은 술 막걸리도 있다. 유명한 삼천동 막걸리 골목이 있고, 한옥마을 전통을 끼고 있는 경원동 막걸리 골목도 있다. 어디 그뿐이랴 서신동도 있고 효자동도 있다. 곳곳이 막걸리고 곳곳에 환한 맛들이 도사리고 있다. 전주의 맛이 뛰어나다면 전주막걸리로 펼쳐지는 한상이 전주 맛의 정점을 찍고 있다. 전주는 맛있고 육덕진 것들이 도처에 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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