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 당신은 환승
구도심을 걷고 술집에 들러 늙은 주인에게 안부를 묻고서 버스를 탔네요 버스는 목적지가 없어 번호도 없죠 나는 어제 꾼 꿈을 애써 기억하며 오른쪽요 혹은 왼쪽요
방향을 잃지 않았으나 방향이 없네요 방향이 없다는 건 아열대적이죠 나는 인종도 없고 변명도 없어요 있는 건 남성편력적인 당신의 연애사를 드라마적으로 바라보는 것이죠 버스는 번호를 지운채 운행 중이고 버스는 대중적이잖아요
다시 구도심을 걸어요 그리곤 늦게 닫는 야채상에 들러 고추를 사죠 꽈리는 볶음에 알맞고 청양은 생것이라는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아요 나는 내주머니에 알맞게 고추를 사고 검은 봉지를 들어요 버스는 짐칸이 없네요
그래 이해하지 못하는 아니 이해하지 않는
것들의 풍요
나는 풍요에 빠진 채 교통카드를 삑, 삑, 들이대지
가끔
환승이라고 확실히 말해주는
그래,
당신은 환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