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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복현 시인 Oct 16. 2024

방귀는 즐거워

우리 엄마 보디가드




우리 집 강아지 예삐는

우리 엄마 보디가드

 
누가 엄마를 만지거나 다가가면
앞을 가로막고 깽깽 짖는다.
 
그리고 엄마를 때리는 시늉을 하면
물어뜯기라도 할 듯이 덤벼든다.
 
나는 예삐를
우리 엄마 보디가드라고 부른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예삐는 왜  
내가 그렇게 먹이도 주고 예뻐하는데
나의 보디가드는 안 해 주는 걸까?   






하루살이와 모기
 



하루살이와 모기가 하루종일 함께 놀다가
헤어지며 인사한다.
 
모기가 하루살이에게
“하루살이야 고마워. 오늘은 아주 즐거웠어.
 잘 가, 내일 또 만나자”
 
그러자 하루살이가 모기에게

“그래, 잘 가”라고 말하다가
 잠시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런데 모기야,
 내일이 뭐야?”   






엄마 뱃속에 축구공      




엄마 배가 동그랗게 튀어나와서

엄마에게 물었죠.     

엄마, 엄마 뱃속엔 뭐가 들었어요?

응, 축구공이란다.

정말요? 축구공이면 꺼내서 저에게

주시면 안 돼요?


응, 이 축구공은 열 달 후에 태어날

네 동생이 혼자서 심심할까 봐

공놀이하라고 넣어 준 거야      


정말요? 아 신기해

나는 엄마 배에 가만히 귀를 대고  

무슨 소리가 나나 귀 기울여 들어봤다.      


그러자 엄마는

봐라, 아기가 발로 툭툭 축구공을 차고 있지 않니?      


나는 신기해서

둥그러 한 엄아 배에 귀를 대고 들어 보았다.


오, 정말요. 후후후   






똥 누다가 지각   




늦잠을 잤다.      

아침에 허둥지둥 일어나 학교 갈 시간이 늦었는데

하필이면 이런 때 똥이 마려울 건 뭐람!    


한참을 끙끙대며 힘을 써도 똥은 안 나오고

땀만 뻘뻘시간은 자꾸 흘러가고  

이거 큰일 났다.

지각이 뻔한데,     


눈 부릅뜨고 혼내실 담임선생님 생각에  

그나마 나오려고 폼 잡던 똥이 그만 다시 쏘옥-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아이코, 지각이야!

오늘 나는 죽었다.






보슬비    




보슬비는 왜 내릴까?     


길가에 나무들

세수하라고,     


보슬비는 왜 내릴까?      


때 묻은 풀잎들

손 씻으라고,   






방귀는 즐거워  


             


점심시간 끝나고 오후 수업 시간에

내 앞에 수현이가 갑자기

방귀를 뽕! 뽕!     


선생님도 당황하여 따라 웃다가 그만

포옹! 뽕!      


조용하던 교실이 갑자기

너도나도 호호호, 하하하     

수업 시간에 신나는 방귀 잔치가 벌어졌다.


수현이도 선생님도 얼굴이 빨개졌다.     

복도를 지나던 교감 선생님이 무슨 일인가 하고  

유리창 너머로 힐끗 쳐다보며 지나간다.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흐뭇한 웃음 짓고 지나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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