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지상에서 볼 수 없을 겁니다

이 별에서 내가 반한 문장(시)

by 이창훈
다시는 지상에서 볼 수 없을 겁니다
기억해 주세요
내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음을

-- 기욤 아폴리네르의 '이별' --






이별, 이 별

-이창훈



이별은 누구에게나

푸른 멍으로 새겨진 아픈 말이지만

자꾸만 나에게는

이 별, 이렇게 들린다


헤어짐의 거리만큼

두 음절의 행간에 여백을 주고


이 별


이렇게 떨어뜨려 읽으면, 왠지

슬프지가 않다 왠지 따스해진다


누구나 이 별에서

눈맞추며 손잡고 뽀뽀하고 껴안고 한없이 사랑하다


누구나 이 별에서

애타게 못 만나고 엇갈리고 또

만나서 질투하고 싸우고 한없이 울다


이 별 아래서

이별한다, 그리고는

사무치게 그리워한다


이 별 아래서

서서히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이별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 별은 얼마나 인간적인가


나는 저 별을 꿈꾸지 않는다





사랑하면서 겪게 되는 상처와 슬픔, 기쁨과 환희. 당신으로 인해 보고 듣고 느끼는 그 모든 사랑의 순간들.

영원히 피어 있을 것만 같던 꽃, 꽃잎들.


그러나 잎이 지고 퍼붓는 눈에 가지가 꺾이는 나무들처럼 모든 것을 잃고 혼자 서야 하는 이별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다가올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랑은 사랑하는 순간의 기쁨과 슬픔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걸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결코 모릅니다.

이 지구라는 별에서 이별해 본 사람은 비로소 알게 될 겁니다. 사랑은 이별 후의 그 깊은 그리움과 고독, 기다림에 있다는 것을...


살면서 많은 이별을 겪을 겁니다. 이 별 아래서 우리는 그 이별들을 가슴 속에 새긴 채 또다시 사랑의 순간으로 나아갈 겁니다. 결코 저 별을 꿈꾸지 마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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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pixabay 무료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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