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별에서 내가 반한 문장(노랫말)
열차 시간 다가올 때 두 손 잡던 뜨거움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날의 꿈이여
-- 김현성의 '이등병의 편지' --
대한민국 남자들이라면 한 번쯤 자신의 입대 전에
혹은 입대하는 친구와의 아쉬운 송별식 때
한 번쯤 듣거나 불러봤을 ‘이등병의 편지’.
다들 김광석의 노래로만 알고 있지만
원곡은 <노래동인 종이연>으로 활동한, 포크가수 김현성이 작사, 작곡하고 불렀다.
김광석의 거짓말같은 부음이 들린 지
두 어 달쯤 지난 1996년.
새순이 막 돋아나기 전의 그 우울했던 해의 초봄,
입대를 하루 앞둔 나는, 국문과의 벗들과 회기동의 한 소주집에서
어둡고 우울한 청춘의 노래들을 들으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집 떠나와 열차 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부모님께 큰절하고 대문 밖을 나설 때
가슴속엔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지만
풀 한 포기 친구 얼굴 모든 것이 새롭다.’
위 1절의 가사를 한 벗이 부르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읊조리듯 따라 불렀다.
고백처럼 나직하게 깔리던 노래에 헛헛했던 마음이 들리던 순간
내려 놓은 술잔의 수위가 출렁거렸고
나도 모르게 눈가를 적시던 물의 흔적들.
짧게 짤린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대 가면 꼭 편지하라’던 벗들의 진심어린 마음의 손길,
그 숙취의 배웅 속에서 다음날
떠나던 열차, 그 쓸쓸했던 기적소리를 들으며 속으로 되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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