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별에서 내가 반한 문장
그래도 나는 가요.
산에서 죽어도 좋다 싶어요.
-- 엄홍길 --
☀
에베레스트 남서벽 원정등반을 시작으로 K2까지,
세계의 고봉인 히말라야 14좌를 최초로 올랐던 사람.
이어 얄룽캉, 로체샤르까지 등반해
세계 최초로 8,000m이상인 16좌 모두를 완등한
엄홍길의 이름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을 것이다.
그런 엄홍길의 실제 삶과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히말라야’라는 영화를 본 아들은
주말마다 산에 가자고
이 게으르고 눕고만 싶은 아비를 조르고 졸랐다.
집 근처의 작은 야산을 시작으로 경기와 서울의 이름 난,
풍광좋은 산들을 매주 하나 둘 오르고 올랐다.
그동안 돌보지 않고 혹사만 시킨
몸은 영 마음을 따라가지 못했지만, 간신히 힘겹게
어린 아들의 손을 잡아주고, 그 손에 잡히며
굵은 땀을 흘리며 흙길과 암벽을 오르는 길은 고통스럽게 아름다웠다.
정상에 올라 아들과 함께 한 컷 사진을 찍고
천천히 땀을 식히며 도시락을 먹는 시간은 무엇보다 행복했다.
그리고 내려오는 길에 보았던
미처 보지 못한 풀꽃들과 계곡물의 청량함은 소박하고 깨끗했다.
요즘 아들에게
‘뭐 되고 싶냐?’라고 물으면 아직 잘 모르겠다고 답하지만,
‘뭐 하고 싶냐?’라고 물으면 ‘산에 가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산이 왜 좋은데?’라고 물으면 이유는 모르겠다고 답하지만,
‘산이 얼마나 좋은데?’라고 물으면
‘빨리 금요일이 왔으면’ 좋겠다고, ‘다음 주 어느 산 가요?!’라고 묻는다.
산악인 엄홍길과 작은 악동 내 아들의 마음은 결국 다르지 않다.
‘왜 산에 가요?’란 질문은 결국 ‘행복이란 뭔가요?’란 질문에 다름 아니다.
그 이유를 설명할 순 없지만
행복이란
‘죽어도 좋다’ 싶을 정도로 사랑하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손수 하는 거라고...
행복이란
성공이란 이름의 정상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