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감
임하연
툭!
내 발끝에 떨어진 단감 하나
마른풀로 도르르 굴러가기에
불붙을까 얼른 집어 들었다
이글거리는 불덩이 같아
두 손으로 감싸 드니 등잔불처럼
가슴 밝히며 일어나는 어린 날
엄마의 야윈 뺨에 볼 부비며
뽁뽁 소리로 퍼붓던 입맞춤할 때
들큼하게 맡아지던 홍시 내음
창백하게 야위시던 그 손길이
아파
차마 먹을 수 없네
임하연 (시인, 수필가) 월간문학신인상에 수필 「겨울나비」 당선. 시문학신인상에 시 당선 등. 서울시장상 수상(1등). 조선일보 등 일간지에 작품 발표. 시집『새벽을 나는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