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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단감」 임하연 - 대만 공모에서 선정된 작품

by 임하연 시인

단감


임하연


툭!


내 발끝에 떨어진 단감 하나

마른풀로 도르르 굴러가기에

불붙을까 얼른 집어 들었다

이글거리는 불덩이 같아

두 손으로 감싸 드니 등잔불처럼

가슴 밝히며 일어나는 어린 날

엄마의 야윈 뺨에 볼 부비며

뽁뽁 소리로 퍼붓던 입맞춤할 때

들큼하게 맡아지던 홍시 내음

창백하게 야위시던 그 손길이

아파


차마 먹을 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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