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로 중국읽기] 달라도 너무 다른 남녀로맨스 <여생, 청다지교>
안녕하세요. 시인의 정원입니다.
연재 브런치북
<넷플릭스로 중국여행>
드디어 네번째 주인공을
만나볼 시간인데요.
2022년 3월 15일
후난TV에서 방영된,
바로 달라도 너무 다른
남녀의 좌충우돌 로맨스를 그린
중국 드라마 <여생, 청다지교>입니다.
<여생, 청다지교>는 중국어로
余生,请多指教<위셩,칭뚜오즈지아오>로
표기하는데요.
남은 인생을 뜻하는 여생에
잘 부탁드립니다 라는 뜻의
칭뜨오즈지아오가 합쳐진 문장입니다.
너무 다른 삶, 너무 다른
성격적 특징을 가진 남녀가
서로를 만난 이후의 남은 인생을
보다 멋지게 살아갈 수 있게
잘 부탁한다는 뜻이 아닐까 해요.
특히, 청다지교, 즉
잘 부탁드립니다 라는 문장은
중국어를 처음 배울 때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인삿말이기도 한데요.
처음 누군가를 만났을 때 하는
예의상 인사로 많이 쓰이니
외워두신다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여생, 청다지교>와 함께
중국매력탐구의 시간을 가져볼까요?
음악과 졸업을 앞둔 소녀
林之校린즈씨아오는
음악가가 되겠다는 꿈을 꾸고 있지만
대학원에 들어가라는
아버지의 성화에 고심을 하고 있었죠.
그러다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그와 동시에 의료사고로 인해
외과의사로서의 명성과 커리어를
포기하고자 맘 먹은 청년의사
꾸웨이顾魏를 만나게 됩니다.
어떤 고난과 좌절에도
쉽게 물러서지 않는
린즈씨아오의 낙천성과 밝은 성격은
차갑고 이성적인 구웨이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딱딱해보이는 겉모습 이면에
감춰진 꾸웨이의 인간미를
알게 된 린즈씨아오 역시
그에게 호감을 갖게 됩니다.
너무도 다른 두 남녀가
서로 간의 만남으로
남은 여생을 함께 성장하며
노력해나간다는 스토리가
보는이로 하여금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들죠.
너무 극과 극인 성향의
두 남녀가 서로에게 스며들며
동화되어 가는 서사가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생, 청다지교>는
주인공의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있어
그냥 보는것 만으로도 재미있지만
우연이라기엔 다소
작위적이라고 느껴질만큼
'딱딱' 맞아떨어지는
그들만의 '만남 스토리'가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린즈씨아오는
클럽 라운지에서 아버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처음 본 꾸웨이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는데요.
그렇게 스쳐지나가는
사람으로 생각했던 그를
그녀의 아버지가 다니는
병원을 찾았다가 마주치게 됩니다.
반복되는 우연은 그치지 않고
그녀의 아버지 담당의사의
절친으로,
그녀의 친구가 소개시켜준다는
명의의 이름으로,
린즈씨아오 앞에 자꾸 꾸웨이를
가져다 놓는데요.
심지어, 알고보니
둘이 같은 대학교 출신이었다는
극중 설정까지 나옵니다.
처음엔 신기해~ 로 시작했다가도
이건 해도해도 너무한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실수도 있어요.
하지만, 중국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그럴 수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는데요.
중국인들에겐
이 모든 것이 다
'인연'으로 다가오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 '인연'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그 이상으로
중국인들이
너무나 중요하고
자주 접하는 가치관 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주인공 린즈씨아오와
꾸웨이를 이어주는
이 기가막힌 우연과도 같은 필연
중국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징 중 하나인 '인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중국사람들은
'인연에 죽고 산다'고 할 정도로
인생사 전반에 걸쳐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인연'이란 말을 정말 자주 사용합니다.
사랑과 결혼뿐만 아니라
인생의 성공과 실패
심지어 좋아하는 물건을 사게 되는 행위 같은
아주 사소한 사건까지
인연이 있고 없음으로
표현할 정도죠.
인연은 중국말로는
한국말 풀이와 같이
因缘인위엔이라고 하지않고
缘分위엔펀이라고 쓰고 읽는데요.
중국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일'
'신기한 일'
'안 좋은 일'
'축하할 일'
그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 문장을 덧붙입니다.
위엔펀마...缘分嘛。。。
'인연'이겠지...라는
뜻인데요.
중국에서는 이렇게 사람의 의지로
어찌할 수 없이 벌어지는
운명과 같은 거의 모든 일에
위엔펀이라는 단어를 써서
감정을 표현하는 습관과 문화가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인연을 표현하는 단어도
무척이나 다양하게
발전했는데요.
혈연血缘(가족의 인연),
인연姻缘(혼인의 인연),
지연地缘(같은 고향 인연)
업연业缘(회사에서 맺은 인연)
량연良缘(좋은 인연),
기연机缘(기회로 얻은 인연),
수연随缘(인연을 따르다),
투연投缘(마음이 맞다),
인연因缘(연분) 등등
너무나도 많습니다.
인연에 관한 대표적인 설화도 있는데요.
천 리의 결혼은 실로 묶인 것이다
"결혼을 주관하는 달 아래 노인이 있다.
그 사람은 오직 붉은 실로만
이 두 사람의 발을 몰래 묶을 것이라고
운명지어졌다." 라는 설화를 가진
이 이야기는
'월하노인이 점지한 남녀의 발을
붉은 비단실로 묶으면
그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부부가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즉, 월하노인이 점지한 두 사람
인연이 있는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 결국엔 반드시
부부가 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왜 중국인들은
이렇게 인생 전반의 모든 일을
'인연'이란 단어로
설명하는 것을 즐기는 걸까요?
여러가지 연유가 있겠지만,
중국에서 '운명'처럼
쓰이고 있는 '인연'이라는 개념은
불교 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라
볼 수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인연설'이라는 말로
널리 알려져있죠.
불교에서는
모든 사람이 행동하고
생각하는 모든 것은
그에 따라 인연을 생성한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인연은
그에 따른 결과를 반드시 가져오는데요.
이를 쉽게 말해 인과응보라고 하죠.
어떤 결과든, 그것은
우리가 무엇을 하고
행동한 결과, 즉 인연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는 겁니다.
이러한 불교의 인연설은
불교의 경전에 녹아들어
주인공이 전생에 부처님께
공양한 선업으로 현생에 의를 이루거나
전생의 죄로 인해
굶주린 귀신의 길로 떨어진다는
내용과 같은 다양한 이야기가
실려있었는데요.
이 이야기가 중국에 전해지면서
승려와 재가자 모두에게
인기를 얻었고,
고대 중국 소설에까지 녹아들어
판타지 색채로 표현이 되었으며
자연스레 일반 대중에게도 인기를
얻게 되었다는 것이죠.
이러한 역사적 시간을 거치며
자연스레 인연이라는 용어는
중국에서 더 이상 불교가 말하는
원인과 결과를 뜻하는 데에
국한되지 않고,
남녀간의 연애
결혼과 이혼
성공과 실패 등
생의 주기에서 마주칠 수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한번에 설명할 수 있는
아주 손쉬운 단어가 된 것입니다.
중국역사와 문화에서
'추상'과 '경험'이라는 개념은
매우 중요하고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인데요.
널리 알려져있듯
유교, 도교 등 다양한 철학사상이
중국에 뿌리를 두고
발전하였고,
소위 동양문화의 특징이라고
불리는 추상성, 모호성, 감성중심 등의
가치관도 중국문화에서
비롯된 것이 많지요.
농경기반의 중국인들은
자연의 변화에 민감하게 관찰하고며
자신들의 경험과 직관을 바탕으로한
사고방식이 발전하게 되었는데요.
미지의 것, 알지 못하는 세계
그 이면의 것을 궁금해하고
동경하던 고대 중국인들의 호기심은
자연스럽게 '추상''경험''직관'감각'이라는
특징을 키워냈습니다.
실지로 중국에서 지내다보면
예로부터 내려온 중국문화의
특성이 현대 중국인들의
일상과 가치관에도
깊숙이 녹아들어 발전해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바로 뭐든지
'좋은게 좋다'는 것이
그 마인드입니다.
추상적이고
감성적이고
모호한 사고방식의 특징은
문제에 대해 직면하고
해결하려하기 보다
타협과 모호함 속에서
적당히 현실을 살아가고자
하는 모습으로 드러나곤 합니다.
문제를 인식하고는 있지만
그것을 굳이 바닥까지
헤짚어 분석하고 싶지는 않고
잘잘못을 인지하고는 있지만
그것을 굳이 판단하고 따져
누군가의 마음을 상하게 할
필요가 없다라는 사고방식인거죠.
서로가 서로를 돕지 않으면
이루어낼 수 없는 농경기반의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강해진 집단주의 의식도
이러한 좋은게 좋다라는 인식을
생성하는데 한 몫을 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원인과 결과를
파고들면 들 수록
타인과 불화나
갈등이 일어날 수 있고
이는 곧 농경사회의 생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최대한 그러한 상황을 피하려다보니
어떤 상황에 처해지더라도
그것을 명확하고 뚜렷한 상태로 두기보다
모호하고 애매하게,
신비한 운명의 결과인 인연,
즉, '위엔펀'의
미해결 상태로 놔두는 것이
결국, '모두가 좋은 것'이고
'갈등을 빚어내지 않으면서'
'두루뭉실'하게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라
믿었던 것이죠.
이러한 중국인들의
모호함에 대한 추구 욕구에
불교의 '인연설'은 너무나
매력적인 위로로 다가왔을지
모르겠네요.
<넷플릭스로 떠나는 중국여행>
<여생, 청다지교>편
'인연'에 관한 이야기
재미있으셨나요?
다음 이 시간에는
<여생,청다지료>로 떠나는
두번째 중국 여행이 펼쳐집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그럼 , 우리
다음주에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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