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국 #1.알쏭달쏭 궁금하고 신기한 재미있는 중국이야기]
중국은 지금, 현재를 달리고 있다.
그 어떤 나라보다, 무서운 속도로
외부세계를 흡수하고, 복제하고, 학습하며,
그것을 밑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배워야 할, 알아야 할 중국은
더이상의 머릿 속의 중국, 상식 속의 중국이 아니다.
기존 어학교재 속에 가득한 "이월"중국어,
철 지난 대화들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우리가 배워야 할 중국은
바로, 지금, 이 현재를 달리고 있는 중국이며,
우리가 알아야 할 중국어 역시
바로, 지금, 이 현재를 달리고 있는 중국어이다.
그것을 통해서 비로소 우리는
빠르게 변해가는 중국을, 그리고
우리와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중국인들의 삶, 문화를 배울 수 있을 지 모른다.
이것이 바로 오늘부터 연재 될, 매거진의
이름을 지금, 중국이라고 지은 이유이다.
한국에,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있다면,
중국에는, 대륙의 메신저 웨이신 微信 [wēixìn]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첫만남 인사가 "카톡 추가 할래요?"라면
중국사람들의 첫만남 인사는 "나 웨이신 추가해줘" 이다.
웨이신 사용자들은 각자 고유의 QR코드를 가지고 있는데,
웨이신 안에 QR코드 인식 기능을 보유하고 있어,
쉽게 그 자리에서 QR코드 인식만으로
친구추가가 가능하다.
그래서 새로운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을 때
중국사람들은 "나를 웨이신 친구추가해줘,
혹은 나의 QR코드를 스캔해줘"라는 말을 한다.
(QR코드는 중국어로 二维码
친구추가해줘는 加我微信吧 혹은 扫一扫我的二维码로
표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중국의 국민메신저
웨이신은 한국의 그것과는 어떤 차이점과 공통점이 있을까?
웨이신은 카카오톡과 마찬가지로,
핸드폰을 통해 대화와 사진, 동영상 전송이
가능한 메신저이다.하지만 웨이신은
카카오톡과는 구별되는 재밌고 독특한 몇가지 특징이 있다.
고*톱의 명언 '낙장불입'을 기억하실런지.
중국에선 한 번 떠난 메세지는
버스나 구 애인처럼
내가 관리하거나 관여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전적으로 상대의 반응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웨이신에서는
내가 보낸 메세지를
상대가 읽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를
표시하는 기능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중국사람들에게는
무엇보다 자신의 프라이버시와
개인 시간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존중해주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꾸준한 카톡사용으로 인해
자신이 보낸 메세지의 읽음 유무를
상대가 자신을 대하는 심적태도와 거리감의 척도로
파악할 수 있다고 믿었던 필자는
초창기 유학시절,
웨이신의 이 기능이 꽤나 불편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보낸 메세지를 상대방이 읽었는지
읽지 않았는지 파악을 할 수 없었던 필자는
혹시 내가 어떤 잘못을 했나?
상대가 나에게 불만이 있나?
등등의 갖가지 의문에 둘러싸여
뜬 눈으로 밤을 지새기 일쑤였다.
하지만, 필자의 걱정과 고심을 비웃기라도 하듯,
중국친구의 대답은 "언젠가"는 돌아왔다.
다만 그의 사정이 허락하는 순간이,
상대에게 답을 해줄 수 있는 순간이,
필자의 예상보다 조금 더디 왔을 뿐이었다.
(심지어 필자가 보낸 웨이신에
3일 뒤에 답을 하는 중국친구도 있었다.
그때는 심각히 의절을 고민했다.)
하지만 웨이신을 꾸준히 사용한 후 알게 되었다.
이 기능의 긍정적인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이전의 상황과 반대로,
누군가와 대화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본인이 매우 바쁜 상황이거나, 혹은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잠시 혼자 있고 싶을 때, 이 기능은
"합법적 도피"에 무척이나 든든한
방패막이 되어 주었다.
(특히,싫어하는 교수님이나, 악덕한 직장 상사등과 함께
단체방에 들어가있는 경우 이 기능은 매우 유용하다.)
그러니 독자들이여.
중국친구에게 웨이신 메시지를 보내놓고
그의 답을 하염없이 기다리지마라.
포기하지도 마라.
대신 마음 느긋히 답이 오기를 믿어라.
늦더라도,
당신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는 않을 것이니.
웨이신은 위의 특성 이외에도
또 다른 흥미로운 기능을 가지고 있다.
바로, "같은 지역 친구찾기", "흔들기"라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 기능으로 이용자는 본인 지역 근처에 있는
다른 웨이신 사용자들의 목록을 볼 수 있고,
마음에 드는(물론, 프로필 사진 한 장이라는
제한적 정보만으로 결정하는 결과이긴 하지만)
사람을 추가하여, 바로 대화를 진행할 수 있다.
흔들기 기능 역시 본인의 핸드폰을 들고
아래 위로 흔들면, 웨이신이 그 변화를 감지하여,
자신처럼 핸드폰을 "흔들고 있는 자"를 검색하여
리스트로 보여준다.
이렇게 검색된 상대는 QR코드스캔을 통한
친구추가의 과정 없이 바로 대화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주목할 것은 이 흥미롭고 신선한 흔들기 기능이
인기를 얻음에 따라,
건전한 온라인 친목쌓기, 인맥 넓히기의 의도가 아닌
다소 불손한 목적 달성을 위해 사용하는 사람 역시도
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파트 아래 윗집에 사는 이웃부부,
같은 건물을 쓰는 다른 회사의 젊은 기혼 회사원들이
이 흔들기 기능을 통해 만나
부적절한(?)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이 매스컴을 통해
보도되기도 하고,
낮밤을 가리지 않고
주변 친구 탐색과 흔들기에 매진하는 배우자와
이혼을 고민 중이라는 사연이 라디오에 소개되기도 한다.
웨이신의 등장은 분명
14억 중국인구의 삶에 편리함과 신선함을 가지고 왔지만,
하지만 그와 동시에
중국 전역 수많은 부부와 커플들의 싸움의 원인이
되었다는 사실 역시도 부인할 수 없는 듯 하다.
*오늘의 지금 중국어 한마디
扫一扫我的二维码
사오이사오워더알웨이마
[sǎoyīsǎowǒdeèrwéimǎ]
(나의 QR코드를 스캔하여, 친구가 되어달라는 의미.)
加我微信吧.
지아워웨이신바
[jiāwǒwēixìnba]
(나를 웨이신 친구로 추가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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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시간에는 웨이신으로 보내는 사랑 "홍빠오"와 대륙의 카카오스토리 "펑요췐"에 대해서 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