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인의 정원 Dec 04. 2017

대륙의 카스 펑요췐,웨이신으로 전하는 사랑 홍빠오

[지금, 중국#2. 알쏭달쏭 궁금하고 신기한 재미있는 중국이야기]

지금, '중국', 지금, '중국어' .

첫 시간엔 대륙의 카카오톡이라 불리는 위챗

"웨이신威信"에 대해 살펴보았다.

 

"지금, 중국어" 그 두번째 시간은,

"웨이신"이 유행시킨 대륙의 전국민 소통방식

중국판 카스 "펑요췐"과 웨이신으로 전하는 사랑

"홍빠오"에 대하여 알아본다.


1. 펑요췐이란 무엇?


펑요췐 朋友圈[péngyouquān]은  

예전 한국 사회를 강타했던 예전의 카스,

지금의 페이스북, 혹은 인스타그램 등에 해당하는

위챗 사용자들간의 온라인 소통공간이다.


중국어로 朋友[péngyou] 는 친구,

 圈[quān] 은 구역을 뜻한다.

즉, 펑요췐이란, "친구들이 모여있는 구역"이란 뜻이다.


이 펑요췐은 한국의 그것과 같이

타인에게 자신을 공개적으로 노출시키는 민감한 공간이자,  

'지금'을 살아가는 중국인들에게 가장 빠르고,

중요한 소통의 장이다.


이 펑요췐에 위챗 사용자들은

자신들의 사진과 글을 올림으로써

취미생활 등 개인의 하루를 기록하고,

생각을 공유하며, 유용한 정보를 스크랩해둔다.

페이스북과 동일하게  좋아요, 댓글 쓰기 기능도 제공한다.



사진1. 전국민 온라인 소통창구 "펑요췐".  필자는 실제, 유학 당시, 펑요췐을 일기장처럼 활용하곤 했다.



하지만 웨이신 펑요췐이 페북이나 인스타와 다른 점은,

내가 해당 게시물의 댓글을 쓴 사람과 웨이신 친구가 아닌 이상,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의 목록이나,

하단에 달린 댓글 내용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즉, 게시물의 댓글을 쓴 사람과 본인이 웨이신 친구라면

해당 댓글을 볼 수 있으나,

그렇지 않고 본인과 게시자만이 친구관계인 경우,

 나머지 게시자 친구들의 댓글과 좋아요 갯수 등의 정보를

확인할 길은 없다.


이러한 이유로, 위챗은 페북처럼 나의 게시물이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일파만파 퍼지거나,

일면식 하나 없는 사람이 나를 팔로잉하게 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것 역시 앞서 지금 중국,지금 중국어 1편에서

필자가 언급했던 바와 같이,

웨이신의 메세지 확인 유무 체크 기능이 없는 것과

그 이유를 같이 한다.  


중국인들에게 자신의 공간, 자신의 시간, 자신의 인맥 등

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게

여겨지는 탓이다.


펑요췐을 통해 우리는

중국사람들에게

SNS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대화의 장임은 분명하지만,


내가 원하는 사람에게

내가 원하는 만큼만의

사생활 노출을 허락하고 싶다는,

다소 복잡하고 미묘한 중국인들의 사고방식과

감정관을 엿볼 수 있는 통로가 되어줌을 알 수 있다.


사진2: 필자의 게시물에 달린 좋아요와 댓글들.


한국도 그러하지만,

중국 역시도 오프라인 만남이나,

아날로그적인 소통방식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다.


무엇보다 중국은 커도, 너무 크고,

사람은 많아도 너무 많기 때문에

바쁜 생활 흐름을 견디며 살아가는 현대 중국인들에게


펑요췐에 게시물을 올리는 행위는

단순한 자신의 일상을 기록한다는

의미를 넘어선 무엇이다.

 

펑요췐은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중국을 살아가는 그들에게

가장 간편하고, 손쉬운 생존신고이자,

안부인사의 방식이 되었다.


(웨이신 상에 자신의 게시물을 올리고 공유하는 것을

중국어로는, 发朋友圈[fāpéngyouquān] 이라고 한다. )


2. 홍빠오 좀 보내.


홍빠오는 중국어로 红包(儿)[hóngbāo(r)] 라고 한다.

세뱃돈, 용돈, 축의금이란 뜻이다.


설날에 주고 받는 빨간 주머니 ,

결혼식 장에서 내는 봉투 속 현금,

그것을 중국어로 홍빠오라고부른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이러한 홍빠오를 웨이신을 통해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바로 웨이신의 위대함과

경이로움이 숨어있다.

 

우리는 지금, 중국 첫번째 시간을 통해

웨이신이 각 사용자에게 고유의 QR코드를

부여해, QR코드 스캔을 통해 손쉽게 친구를 맺고

대화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고 배웠다.


하지만,

웨이신의 위대함은,

어플리케이션 자체에 자신의 은행계좌를 연동시켜

언제 어디서든,웨이신만 있으면,

계좌이체나, 상점에서의 결제를 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는 데에 있다.


그런데, 웨이신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이러한 "쌈박한" 기능에

"감정"까지 결합시켜,

누구든 자신의 “마음”을 “계좌이체”해줄 수 있게 해주었다.


세뱃돈을 주듯, 웨이신을 통해

원하는 상대에게 돈으로 마음을 전할수 있게

만든 것이다.

사진3 : 필자의 중국 시인 친구 후쌍胡桑이 필자가 보낸 홍빠오.



이러한 기능으로 인해 웨이신 사용자라면 누구나,

자신의 친구,연인, 부모님 등의 다양한 주변인들에게

1:1로 현금봉투를 전할 수 있게 되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단순히 1:1의 현금 주고 받기가 아닌,

한 사람이 다수에게 일정 금액을

무작위로 뿌리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통장에서 일정금액의 현금을

일대일 혹은 일대 다수에게 뿌리는 것을

중국어로, 发红包(儿)[fāhóngbāo(r)]라고 한다.


이 기능이 등장한 이후로,

"홍빠오 뿌려라"发红包(儿)[fāhóngbāo(r)]

중국 전국민이 애용하는 유행어 중에 하나가 되었다.

(현금을 하늘에 무수히 뿌려보는 가슴 터질듯한 상상,

독자들 누구나 해봤을거라 믿는다.)


주목해야할 것은,

바로 이 홍빠오 뿌리기에

또 하나 흥미로운 지점이 숨어있다는 것이다.


만약, 필자가 한화 5000원을

단체 채팅방에서 세뱃돈으로 뿌린다고 해보자.


필자의 이 홍빠오"5000원"은 오로지,

필자가 정해놓은 숫자의 인원만이,

그 중에서도

치타 뺨치는 검지손가락 운동신경의 소유자만이

획득할 수 있는 금액이다.


누군가가 홍빠오를 뿌렸다는 메시지를 확인하고,

즉시 복주머니를 클릭했을 때,

본인이 해당 인원 수 안에 들어갔을 경우,

뱅글뱅글 돌아가는 동전을 곧 마주하게 되고,

이렇게 선택받은 자 만이

뱅글뱅글 돌아가는 동전을 클릭할 수있는 영광을 얻는 것이다.


콩닥콩닥 두근 반 세근 반

새가슴을 안고 동전을 클릭하면,

본인이 가져갈 수 있는 해당 금액이 뜨게 된다.


하지만, 슬픈 한가지 사실은,

본인이 어떤 원리에 의해,

무슨 근거에 의해

얼만큼의 현금이 낙찰되는지에 대해선

누구도 알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오로지 웨이신만 안다.


 필자 역시 과 동기가 뿌린 숱한 홍빠오를

"필사적"으로 낚아챈 적 있으나,

대부분 한화 50원을 넘어가지 않는

“절망성(?)” 홍빠오였으며, 심지어,

게다가 단 한번도 최고금액 당첨의 행운을 얻은 적이 없었다.


사진4: 그래, 슬픈 예감은 항상 빗나가는 법이 없지. 후쌍아, 잘받았어. 1원(한화:180원). 잠시라도 행복하게 해줘서 고마워.



아래의 사진이 희망고문의 아픔을 증명한다.

필자는 상해에서 유학했던 3년간

총 22번의 홍빠오를 낚은 적 있으나,

최대 당첨금은 단, 2원; 즉, 한화350원이었다.  


하지만 , 지금 이 순간에도 이렇게 적게는 50원,

많게는 10만원, 혹은 그 이상의 많고 적은 세뱃돈,

즉 red pocket을 뿌리고 또 받으면서

대륙의 “정(?)”과 “사랑(?)”은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을 것이다.



사진5: 필자가 유학 당시 주변 친구들에게 받은 홍빠오 내역들. 대부분 한화 100원을 넘어가지 않는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홍빠오 역시 본 매거진 1화에서 언급한

웨이신의 “흔들기”기능과 같이

순기능과 더불어 역기능이 존재한다는 것인데,


홍빠오 역시도 최근 늘어나는 대륙의

이혼률에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바로 이 홍빠오의 금액이 기혼자들의

“부부싸움의 물증”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알링520[wǔèrlíng] 은

중국어에서 사랑한다는 워아이니我爱你[wǒàinǐ]와 발음이 비슷해,

종종 애정표현의 간접표현 방식으로 쓰이는데

(채팅이나 문자전송에서 사랑해라는 말 대신 520을 쓰기도 한다.)


이를 활용해, 남녀간에 520원, 5200원, 52000원 등의

홍빠오를 거래한 내역을 가지고

배우자의 외도를 짐작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렇게 웨이신은

우리를 수 없이 자주 희망고문에 빠트리기도,

많은 기혼 부부들의 불화의 씨앗이 되기도 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오늘의 중국에, 오늘 중국을 사는 "지금의 중국인"들에게

홍빠오와 펑요췐은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소중한 삶의 일 부분이자,

중국을 대변하는 하나의 대표적인 문화로 자리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늘의 지금 중국어 한마디


내 펑요췐 봐봐!
看我的朋友圈吧
칸워더펑요췐바 [kànwǒdepéngyouquānba]
(내 근황을 알고 싶으면 펑요췐을 보라는 의미)
홍빠오 좀 보내!
发红包吧
파홍빠오바!
 [ fāhóngbāoba]
(돈봉투를뿌려!)






E.MAIL : poetgarden@naver.com 

(어떤 질문과 관심도 좋습니다. 댓글이나 이메일로 남겨주세요.


*본 칼럼은 관련법에 의하여  저작권 보호를 받습니다.

관심과 사랑은 댓글이나 좋아요로 부탁드립니다.


*다음 시간에는 대륙을 제패한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와 웨이신 친구할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