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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인 Dec 07. 2024

마케팅 vs 브랜딩 or 퍼포먼스 vs 콘텐츠?

퍼포먼스(효율성 중심)vs 콘텐츠(가치 제안 중심) 뭐가 우선일까?


<마케팅 vs 브랜딩 or 퍼포먼스(효율성 중심) 마케팅 vs 콘텐츠(가치 제안 중심) 마케팅 무엇이 먼저일까?>


 동전의 앞과 뒤를 구분할 수는 있지만, 동전의 앞과 뒤를 따로 분리시키면 더 이상 동전이 아니게 된다. 앞면과 뒷면 중 어느 하나를 더 좋아한다고 해서 그것을 분리시키면서 돈의 기능과 가치를 남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동전의 기능성과 가치를 파괴하지 않고는 그 양면을 분리할 수 없다. 사람에 따라 앞면이나 뒷면을 선호할 수는 있지만, 어느 한 면만을 갖고자 한다면, 양면 모두를 잃게 되고 만다.

 나는 이것을 '기능 vs 가치', 더 나아가 '퍼포먼스 vs 콘텐츠', 심지어는 '마케팅 vs 브랜딩'으로 보는 관점에 대한 반박 사례이자 하나의 큰 은유로서 제시한다.

 이것은 테크니컬 SEO인가, 콘텐츠 SEO인가, 온-페이지 SEO인가, 오프-페이지 SEO인가에 대한 이분법적 분류와 이 중 하나가 다른 하나보다 더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는 견해에 대한 반론이기도 하다.

 부분적인 최적화로는 전체를 개선할 수 없다.
 심지어 부분 최적화는 전체를 망가뜨리기도 한다.

 이렇게 상상해 보라. 휴대 전화 기기를 조립하는 공장에서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고 기계의 부속품들이 하나씩 다음 생산 공정을 위한 구간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라. 그런데 그 중 가장 '중요한' 최우선 순위의 부품인 CPU 칩의 생산 속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하게 됐다고 상상해 보라. 이제 이 공장의 능률과 생산성은 올라가고, 제조사는 굉장한 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물론 답은 '아니오'다. CPU 칩을 조립해야 하는 회로와 보드가 늘어난 CPU 칩 생산 속도와 맞물리지 않으면, 이 칩들은 조립조차 할 수 없이 쌓여서 재고가 될 뿐이다. 그래서 직전 단계인 회로 보드의 생산 속도를 CPU 칩셋의 생산 속도와 맞춘다면?
 그러면 이제 다음 공정은 또 어떻게 할 셈인가?

 우린 이런 걸 두고 병목 현상이라고 부른다.

 물론 우리 일상의 생활이나 업무 모두에서 부분적인 개선 하나로도 놀라운 효과나 효율을 보이는 순간들이 종종 있다. 우리는 경험적으로 그런 과정과 결과 몇 가지를 알고 있다.

 하지만 사업이라는 것은 대개 거의 언제나 상수보다는 변수가 많은 것이어서, 우리는 일부 놀라운 성공 사례들이나 성공의 경험에 사로잡히거나 의존해서는 안 된다.

 마치 밤 하늘에 빛나는 별들이 무수히 많고 그 별과 별을 잇는 별자리 속 이야기가 많다고 해서 밤 하늘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밤은 언제나 별보다 어둠의 비중이 크고 별 사이에 보이지 않는 어둠들은 이야깃거리가 되지 못할 뿐이기에 사람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매해 높은 성과와 성공을 거둔 이들의 이야기가 소개되지만, 사실 90% 이상은 실패를 경험한다는 걸 잊지 말라.

 많은 사람들이 이분법을 편하게 생각하고 무엇이든지 구분하고 각기 다른 것으로 생각하는 걸 편히 여긴다. 물론 편한 게 나쁘기만 한 건 아니다. 하지만 그건 사업가의 방식은 아니다.

 그러나 일부를 고치고 만사가 잘 풀리기를 기원하는 것은 주술이지, 기술이 아니다. 부분 최적화를 통해 전체가 나아질 것이라고 계산하는 것은 망상이지, 전망이 아니다.

 사실 이런 구분은 자칭 '전문가' 행세하는 '업자'들이 돈 뽑아 내려고 만든 가짜 경쟁 개념이다. 부디 여러분은 속지 말라.

 나는 비즈니스, 마케팅, 브랜딩, 퍼포먼스, 콘텐츠, 테크니컬 SEO, 콘텐츠 SEO, 무엇이든 흔히 구분되곤 하는 이 모든 것을 하나의 회로나 원처럼 보는 것을 제안한다.

 나는 이것에 '비즈니스 엔진 서킷 모델', '마케팅 엔진 사이클'이라는 임시적이지만 직관적인 이름을 붙였다. 나는 지금 여러분에게 이러한 관점과 이름을 제안하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관점과 개념, 사고 방식 모두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이름은 다소 새로운 것이다. 즉, 여기서 지금 나는 명명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이름을 붙인다는 건 곧 개념화이고 개념화는 사실 은유(~처럼 보기)의 한 방식이다. 우리가 아는 개념 대부분은 사실 은유이다.

 여기까지 읽은 여러분이라면 지금 내가 하나의 은유로서 관점을, 사고법을, 프레임워크를 제시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을 것이다. 또한 사실 모든 관점과 사고법과 프레임워크가 하나의 큰 은유라는 사실도 알아챘으리라.

 비즈니스, 마케팅, 브랜딩 활동의 핵심은 결국 '~처럼 보고 ~처럼 생각하기'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언제나 이 지점으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 타인의 관점을 상상하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은 타인의 문제나 소망을 해결할 수 있는 가치 제안을 가능케 하는 반환점이다.

 우리는 아무리 멀리 가더라도 결국 언젠가는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야 한다. '고객의 입장'과 '고객의 관점'으로 말이다. 더 쉽게,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이 말을 들려줘야 한다.

 "당신이 무언가를 만들든 제안하든 팔든 간에, 당신도 언젠가는 누군가의 고객이며 생산자가 아니라 소비자였다는 걸 잊지 말라."

 이 관점은 우리가 언젠가는 되돌아가야만 하고,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고향'이다.

 — 2024.12.07.토요일, 이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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