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디지털 파놉티콘
소셜 미디어의 부작용에 대해
인스타그램: 디지털 파놉티콘
디지털 통제 사회는 자유를 먹고 성장한다. 스스로 열성적으로 자기를 노출하는 디지털 주민들에 의해 건설되는 것, 그것이 투명성으로 이루어진 디지털 파놉티콘이다.
인스타그램에는 '좋아요'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긍정뿐이다. 좋아요의 남발 속에서 부정성을 내포한 다른 감정은 파묻히고, 축소된다. 뒤로 밀려난다.
'좋아요'는 모든 부정성이 제거되고 '매끈해진'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평탄해진 의미는 투명해지고, 단순 정보로 환원된다. 좋아요 n개. 사물과 사람은 고유한 개별성을 상실하고 단순 비교 가능한 데이터화된다. 좋아요에는 가격이 붙는다.
모든 게 가격으로 표현될 수 있다면, 사람과 사물은 거리감을 상실한다. 비밀을 상실한다. 이것들을 잃은 일상은 돈으로 계산할 수 있는 것들로 동일화된 것들의 지옥을 펼친다.
정보화와 투명성으로 대변되는 모든 흐름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긍정성의 폭력이다. 투명성은 모든 사회적 과정을 장악한다. 모든 감정과 상황은 시스템 속에 귀속된다.
이 모든 것은 효율화와 가속화의 압력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인스타그램이 나쁘고 페이스북이 나쁘다는 차원의 이야기로 정리할 수 없다.
투명성이 보편화된 획일 사회일수록, 우리 모두에게는 비밀이 필요하다. 내밀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단순한 좋아요가 아닌 그 이상의 소통이 필요하다. 디지털 바깥으로 나아가는 감동이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온라인에 공유되지 않는 오프라인에서의 체험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모든 경험이 데이터로 환산되지 않도록, 투명해져서 획일화되지 않도록, 혼자 혹은 여럿이 그들의 마음과 비공개 기록 속에만 남도록 하는 일들을 의식적으로 해볼 때이다.
말하자면, 우리 모두에게는 비밀스러운 은유가 필요하다고나 할까.
자신만의 메타포를 만들자.
파스칼 키냐르의 문장을 인용한다.
"영혼을 가진다는 것은 비밀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론, 영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영혼을 갖자.
* 한병철의 <투명 사회>를 읽고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