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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근코치 May 25. 2023

엄마는 왜 결과만 봐요?

과정의 즐거움

위에 인물들이 공통점이 무엇일까? 자신이 집중한 일에 성공했다는 것이고 그 일을 사랑하고 애정을 가지고 그 길을 묵묵히 노력하면서 지나왔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 결과를 보고 '멋지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존경하는 건 그 결과를 위해 많은 노력의 과정을 거쳐온 그들의 길이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어제 가르쳐준 수학문제를 오늘 또 물어보고 알려주도 그다음에 또 틀리고 처음 배운 듯이 다시 배울 때가 많다. 똑같은 말을 수십 차례 반복할 때도 많다. 딸이 7살 때였다. 딸이 연산 공부를 하다가 말하길,


엄마는 과정이 중요하다면서 왜 결과만 봐요?
나는 배우는 과정인데 모르는 건 당연한 거잖아요


 "엄마가? 엄마가 언제?"라고 대답했지만 나의 머리와 마음은 쿵!! 하고 충격을 받았고 내가 결과를 중시한 엄마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바로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과정이란 무엇인가?


과정이란 무엇일까? 어떤 것이 과정일 것일까? 과정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과정의 어떤 것이 중요하다는 걸까?  매주 목요일 같이 토론을 하는 멤버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지금 하는 '코치의 길'을 가는 과정을 꽤 즐기고 있음을 깨달았다. 멤버분이 질문을 했다. "포근코치님은 어쩌다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 되셨어요? 무슨 일이 있으셨던 거예요?" 그 무슨 일을 오늘 풀어놓을까 한다. 이 이야기는 나의 행복과 연결되어 있는 내 인생의 핵심 키 중 하나인 것 같다.


어렸을 때 부모님은 내가 모든지 할 수 있는 아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한다고 마음만 먹는다면 원하는 대학교에 갈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무엇인가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노력을 꾸준히 해야 했다. 나는 그것을 몰랐다. 그저 내 앞에 보이는 다른 사람의 완성품이 좋아 보였다. 다른 사람들이 얻은 결과 안에는 그들의 노력과 땀이 얼마나 숨어있는지를 보지를 못했다. 그리고 빨리 성공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답답하고 바보처럼 생각되었다. 그 과정의 길을 즐기지 못하고 결과에만 집착한 나머지 자꾸 포기하는 나 자신을 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아이를 키우면서 '과정'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했던 것 같다. 우리 아들은 레고를 좋아한다. 레고를 사주면 일주일 동안 집중해서 만들면서 밥 먹는 것도 잊고 잠자는 것도 잊고 즐겁게 만든다. 아이에게 재미있냐고 물어봤다. 아이는 너무 재미있다고 계속 만들고 싶다고 한다. 레고의 완성품이 아이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레고를 만드는 그 과정을 아이는 너무 즐겁고 행복해했다. 레고의 결과물을 빨리 만들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조립해 가는 길이 즐거운 것이다. 그 과정이 레고를 사는 이유의 전부인 것이다.


아들이 일주일 동안 집중해서 만든 레고


앞의 1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나는 나의 길을 찾겠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나를 찾아왔다. 그 과정은 몇 년에 걸쳐서 이어져왔고 지금도 끊임없이 나를 알아가는 중인데 나는 그 과정이 재미있고 즐겁다. 뭐가 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가는 길이 있다면 그 옆에 피는 꽃과 풀 그리고 맑은 하늘, 스치는 바람 그 모든 것이 그 길을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코치로서의 길도 마찬가지 않을까? 코치로서의 나의 역할이 나는 너무 즐겁고 재미있는데 그 길을 가는 것이 쉽지는 않다. 채워야 하는 실습시간도 많고 공부해야 하는 것들도 많다. 내가 그 길을 즐긴다면 이 노력들을 하면서 나는 즐거울 것이다. 내가 코치로서 오르고자 하는 목표만 보고 달려간다면 목표로 하는 자격증은 빨리 취득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과정이 즐겁지 않았다면 과연 목표에 도달했을 때 과연 행복할까?

나는 그래서 지금 그 과정을 즐겁게 지나는 연습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을 즐겁게 가다 보면 어느새 목표에 도달해있지 않을까? 사실 그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중간길로 빠지더라도 그 길이 즐거웠기 때문에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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