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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대해 내일을 Mar 02. 2021

누구나 꿈꾸는 회사에 들어간 무스펙 비전공자

다른 길을 걷는 일의 즐거움과 성과

 우리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Insight를 전달하는 글을 쓰는 것이 목표입니다. 매회당 선정된 분들의 경험들이 진로를 고민하는 우리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회차에는 무스펙 비전공자로서 <배달의 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 형제들>에서 일하는 개발자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려 한다. 그는 거래액 8조 6,000억(2019년 기준)에 달하는 <배달의 민족> 플랫폼에서 돈과 포인트를 관리하는 리드 개발자로 활동 중이다.

  그는 개인 시간에도 따로 개발을 할 정도로 개발이 게임처럼 너무 재밌다고 한다. 또 일을 하면서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는 게 너무나 즐겁다고 했다. 8년 차 개발자 이동욱 님의 이야기이다.



  재밌는 일을 하면서 개인적 성장까지 할 수 있는 업무를 하고 싶어 하는 2030 세대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자신을 알아가고 또 도전하고 성취할 수 있는 분야를 찾다 보면 막막한 순간을 맞이할 때가 있다. 내가 해당 분야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이 전혀 없을 때가 그렇다. 비전공자로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 실제로 가능한 일일까? 이동욱 님의 경험에서 개발자가 목표가 아닌 분들이 읽어도 좋을만한 인사이트를 3가지 도출해보았다.



Insight 1

# 지금 이 순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


  개발자 이동욱은 지방대의 전기전자 전공자를 다니던, 컴퓨터와는 관련 없는 무스펙의 학생이었다. 그러다 4학년 여름방학 때 1년간 휴학하고 서울 교육센터에 가서 공부했다. 개발을 배울 수 있는 유명 학원들이 지방에는 없고 다 서울에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로 올라와 학원에서 공부하고, 개인 공부도 하고, 스타트업도 잠깐 경험해보고, 스터디도 여러 가지 참여했다. 정말 부단히 노력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무스펙 학생이 취업할 수 있는 회사는 없었다. 이것이 많은 청년들이 처한 현실이다. 졸업은 했으나 취업이 안되어 5학년을 다니며 취업준비를 이어갔다. 그러다 한 회사에 간신히 입사하게 되었다.

  목표한 회사는 아니었지만 무스펙 비전공자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기에 입사를 결정하게 되었다. 그러나 목표한 회사가 아니었던 만큼 일을 배우고 성장하는데 좋은 회사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런 현실에 주저앉지 않고 개인 시간을 적극 활용하여 스터디와 이직 준비도 꾸준히 했다. 덕분에 10개월 만에 꿈꾸던 회사(포털회사 ZUM)로 이직하게 되었다. 이직한 회사에서는 신입사원이 성장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주어졌다. 잘하는 동료들이 많아서 배울 것이 정말 많았다고 한다.


  Point 원하던 회사로 이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그 순간에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원하던 회사는 아니었지만 (1) 일단 입사를 선택했고, 좋은 회사로의 이직을 위해 (2) 입사 후에도 꾸준히 공부했다는 것이다. 만약 차선책이지만 당장 입사할 수 있었던 그 회사에 가지 않았다면 기약 없는 공부만 계속하다 시간만 흐르다 보면 조바심이 나고 번아웃으로 꿈을 포기했을는지도 모른다. 또 많은 직장인들이 그러하듯 개인 시간에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이직하는 시점이 늦춰지거나 결국 이직을 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은 비전공, 무스펙인 사람이어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동욱 님처럼 그런 사례는 특수한 경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알다시피 전공자와 갖은 스펙을 가진 사람들에게 우선순위가 주어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요즘같이 채용시장이 얼어붙은 시기엔 더욱 그렇다. 하지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여 최선의 방법으로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비전공 무스펙이어도 내가 열정 있고 실력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일을 찾아 힘을 쏟자.



Insight2

# '루틴'이 더 나은 나를 만들어준다


  그는 원하던 회사로 옮긴 이후에도 스터디를 했다. 출근시간은 9시였는데 7시 반까지 출근해서 공부를 했다. 야근이나 주말출근할 때도 물론 새벽까지 회식한 날도 반드시 그런 생활습관을 유지했다고 한다.

  업무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기록을 잘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블로그(https://jojoldu.tistory.com)에 문제와 해결방법을 공유한 것이다. 글을 쓰며 스스로 공부하기 위해, 동시에 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약 1년을 꾸준히 기록해나가던 어느 날 존경하던 개발자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었다. 개발자를 채용 중인데 한 번 지원해볼 생각이 없느냐는 연락이었다. 그분을 포함해 좋은 사람들과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을 보고 <배달의 민족>으로 가게 되었다. 블로그에 기록하는 행위는 이직 등 특별한 기회를 얻으려 시작한 일은 전혀 아니었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좋은 기회를 가져온 것이다.


  Point 루틴의 장점은 성장하고 커리어를 쌓으면서도 스트레스를 덜 받고 번아웃이 오지 않는 것이라 설명한다. 목표가 딱히 없더라도 그냥 계속 하자는 자세가 역설적이게도 더 큰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한다.

  중요한 말이다. 야심 찬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 일이 별다른 성과를 가져오지 못하면 쉽게 지치게 된다. 그러면 그 일이 성과를 가져오기도 전에 쉽게 그만둬버린다.


  어디선가 이런 문장을 읽은 기억이 있다. '열정은 한순간 불타오르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할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이다. 루틴은 끈기를 만드는데 큰 도움을 준다. 구태여 일일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세계적인 작가, 창의적인 예술가, 성공한 기업가, 존경받는 정치인 등 자신의 분야에서 성취를 얻은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루틴을 가지고 있다.

  이동욱 님이 인터뷰(https://youtu.be/V9AGvwPmnZU)에서 언급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루틴을 가지고 창작하는 대표적 인물이다. 글이 잘 써지건 못써지건 컨디션이 좋건 나쁘건 매일매일 정해진 시간만 글을 쓴다. 작업이 잘 될 때도 정해진 분량만 글을 썼으면 그만둔다는 점이 정말 인상 깊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한 구절을 소개한다.


  "하루에 200자 원고지 20매를 쓰는 것을 규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 좀 더 쓰고 싶더라도 20매 정도에서 딱 멈추고, 오늘은 뭔가 좀 안된다 싶어도 어떻든 노력해서 20매까지는 씁니다. 왜냐하면 장기적인 일을 할 때느 규칙성이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 쓸 수 있을 때는 그 기세를 몰아 많이 써버 린다, 써지지 않을 때는 쉰다, 라는 것으로는 규칙성은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타임카드를 찍듯이 하루에 거의 정확하게 20매를 씁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이 글을 연재하는 나도 이동욱 님과 비슷한 노력을 하려고 한다. 출근시간 전 후에 공유 오피스를 방문하여 자기 계발과 이런저런 시도들을 하고 있다. 오늘은 가지 말까 고민하지 말고 그냥 일단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목적도 나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지만, 한편으로는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다른 분들에게도 공유하고자 하는 목적도 크다.



Insight 3

# 커뮤니티에 속해 정보를 얻고 또 나누자


  블로그 활동은 <배달의 민족>으로의 이직 등 그에게 많은 기회를 가져다주었다. 블로그가 그의 정체성을 대변해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그의 블로그를 보면 그가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무엇에 관심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그는 블로그 활동 외에도 세미나, 콘퍼런스에도 참여한다. 초보 개발자 페이스북 페이지도 만들어서 운영하며 유익한 글을 공유하기도 한다. 개발자 채용정보 사이트에서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강연과 글쓰기 경험을 살려 잡지에 기고도 하고, 출판 제의도 많이 온다고 한다. 이런 활동들은 서로 시너지를 일으켜 더 큰 기회를 가져올 것이다.

  

  Point 중요한 것은 세상과 항상 소통하는 것이다. 인터넷에 생각을 올리고, 정보를 공유하고, 오프라인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혼자서 하는 공부, 혼자서 찾는 정보는 한계가 있고 효율적이지 못할 때도 있다. 열심히 하려고 해도 뭘 해야 할 지 막막할 때도 많다. 이럴 때 커뮤니티는 생각치도 못했던 것을 보여주며 새로운 길을 찾는 가장 빠른 길이 될 수 있다.

  또한 나의 능력을 꽁꽁 숨기고 있지 말고 공유하자. 내가 알고 있는게 남들에게 도움이 되겠느냐는 걱정은 하지 말자. 초보자에게는 초보자를 갓 벗어난 사람의 조언이 가장 와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작은 이야기라도 누군가에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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