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리뷰
OTT로 다시보기가 언제든 가능해지면서
시험 기간에도 저녁 10시만 되면 드라마를 보러 나오던 나 역시도
이제는 언제 어디서 무슨 드라마가 하는지도 감감해진 사람이 됐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나중에 몰아서 봐야지 하고 아껴둔 드라마가 몇 개 있는데
<웰컴투 삼달리>가 그중에 하나였고,
막상 휴직을 하고 아침에 둔 떠서 출근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
여유로움보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지금
나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 드라마였다.
주인공이 망해서 고향인 제주 삼달리로 내려간다는 설정이
약 8년 동안 직장을 다니다 휴직을 한 지금 나의 불안감을 좀 잠재워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달까?
결과적으로 <웰컴투 삼달리>는
아침에 눈을 떠서 오후가 될 때까지 불안에 떨지 않고
3일을 정주행하게 만들어준 드라마가 됐다.
제주에서 육지로 나가 개천의 용이 되고 싶었던 '조삼달(신혜선)'은
18년을 일에 매달려 인정 받는 사진작가가 되지만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언니 진달(신동미), 동생 해달(강미나), 조카 하율(김도은)과
제주도 부모님 댁으로 가게 된다.
망해서 돌아왔다는 꼬리표가 동네를 떠도는 것도 너무 싫고,
옆집에 사는 전남친 '조용필(지창욱)'과 마주치는 것도 너무 쪽팔리지만
저도 모르게 마음이 편해지고, 스스럼 없이 웃는 날이 많아지며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 삼달리에서 삼달은 그 동안 잊고 있던 진짜 '내 편'을 찾게 된다.
삼달을 향한 용필의 지고지순한 사랑도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중요한 포인트지만
<웰컴투 삼달리>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개성 넘치는 조연들과 억지라고 느껴지지 않는 탄탄한 스토리였다.
어느 날은 소문에 휩쓸려 삼달이 망했네 어쨌네 하던 뒷말을 하다가도
또 아니라는 한 마디에 무조건 삼달의 편이 되어주는 사람들.
그리고 언제나 무모할 정도로 생각 없이
서로를 위해 달려드는 독수리 오형제.
왕경태와 차은우 콤비와
서브 남주로는 너무 약한 감이 있었던 부상도.
삼달과 용필보다 더 기다려지는 로맨스를 보여준 진달과 대영.
너무나 어른스럽지만 또 한없이 사랑스러운 하율.
그리고 해달과 지찬까지.
그리고 마지막에 카메오 출연자 덕분에
<웰컴투 삼달리>의 작가가 <하이바이, 마마!>, <고백부부>의 작가와 같다는 걸 알게 됐는데
<하이바이, 마마!>를 너무 슬프고 재밌게 봤고,
<고백부부>는 보지는 않았지만 대충 스토리를 알고 있어서
작가가 항상 전하는 '엄마'라는 이름의 따뜻함이
이 드라마에도 역시 잘 드러나 있었구나 감탄하게 됐다.
그리고 그런 역할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시는
김미경 배우님
(앞선 두 작품에도 모두 주인공 엄마로 출연하셨다)
방은주, 천충기만 없었으면 보는 내내 행복하기만 했을 드라마.
하지만 한편으로 인생에서 모든 것이 부정 당한 것 같고
내 것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다 나를 떠나간다고 생각될 때
오히려 더 소중한 것들을 찾게 되는 드라마 속 삼달을 보며
모든 시련이 의미 없는 것은 아님을 깨닫는다.
그런 순간 내 손을 잡아줄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곁에 있다면 말이다.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단순 로맨스가 아닌 재미, 감동, 제주도의 멋진 풍경까지 다 담아갈 수 있는
<웰컴투 삼달리>를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