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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첫 독서모임

문미순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by 심고

2025년이 시작된 지가 벌써 3달이 지났는데 드디어 첫 독서모임을 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래도 오늘은 참석자가 6명이나 되고,

새로 오신 분도 있고, 도망가지 않고 2번째 참석해 주신 분도 계셔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다 보니 여자들만 있는 독서모임이 되었지만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

이것도 나쁘지 않아-라고 생각하며

편하게 언니 동생들과 이야기 나누고, 수다도 떠는 즐거움!


매번 모임이 연기될 때마다 좀 힘들긴 하지만

계속 이어나가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오늘의 책은 문미순 작가의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이었다.

최근에 블로그에도 간단하게 포스팅한 적이 있어서

따로 독서모임 후기를 안 남길 생각이었지만

어제 듣고 온 도서관 강의에서 '열심히 살아보자!'라는 얼마나 갈지 모르는 열정을 얻어

조금 기록을 남겨보려고 한다.


그리고 추가로 1월에 독서모임 하려고 선정했던 책인데

모임을 하지 못해서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도 같이 간단하게 이야기해 보았다.


IMG_7921.jpg




먼저 전체적으로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은 읽기 수월했다는 평이었다.

하지만 주인공을 너무 극한으로 몰아가는 상황에

중간에 멈췄다가 읽었다는 분도 계셨고,

책을 읽다가 눈물이 났다는 분도 있었다.


겨울이 '힘듦'이라는 생각에 대체로 동의하고,

누군가에게는 더 혹독한 겨울이 지나가고 있음에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은진'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밉상이었다는 이야기와

준성의 사고 부분에서 정말 안타까웠다는 이야기도.


결말에 관해서는 열린 결말인 것 같다는 생각을 나눴다.

그래도 나는 마지막 장면이 책 전체 중에서 명주가 가장 밝은 모습이라

희망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작가가 심어둔 어떤 장치가 꼭 그렇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겨둔 것 같다는 말에 동의하게 되었다.


개정판 표지가 시골집에 다다른 명주와 준성의 모습이 아닐까도 생각해 봤다.




<작별하지 않는다>의 경우 6명 중 3명만 읽고 참석했지만

모두 한강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어본 경험이 있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한강 작가의 책이 개인적으로 잘 안 맞는다는 의견도 있었고,

나도 <소년이 온다>를 제외하고는 너무 어렵다고 느껴서 동의했다.

특히 <작별하지 않는다>의 경우

어떠한 이유로 이러한 구조로 썼는지와

어느 순간부터 꿈과 현실을 구분할 수 없어져 이해하기가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도 나름 의미 있었던 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오히려 안 읽은 분들은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해준 것 같다.




오늘 처음 참석하신 분께 이것저것 독서모임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참 오래, 꽤 많은 책을 읽었구나 싶었고,

그 기록들을 남겨놓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함께하다 떠나버린 분들과

앞으로 얼마나 더 유지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 좀 우울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오늘의 기억은 또 즐겁고 특별하게 남을 것 같다.

다행이다.

이런 하루하루가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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