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성 & 맹견 평가 제도를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
※ 이 글은 2월 6일 언론 매체의 요청으로 폴랑폴랑에서 자문한 내용입니다.
타인의 언어를 배경 지식과 이해 없이 옮기면 전혀 다른 왜곡된 내용을 전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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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논의 중인 '공격성 평가제도'의 방향 및 필요성에 대해서
공격성 평가라는 것은 매우 비과학적이고 구시대적인 발상입니다.
최근 국내에서 있었던 몇 가지 사건들로 인하여 공격성 평가제도 및 머즐 착용 의무화 등의 안건이 부상하였으나, 실제 일어난 사건들의 핵심은 ‘반려견의 공격성’에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문제와 논의 중인 대책(안)이 전혀 다른 선상에 있음을 인식해야 하겠습니다.
결과적으로 현재 논의되는 제도, 법안, 안건 등은 효용성이 없습니다.
- 맹견 분류제도가 적합한가?
맹견이란 별도로 존재하는 카테고리가 아닙니다.
따라서 맹견 분류는 의미가 없습니다.
도서 ‘당신은 반려견과 대화하고 있나요?’에도 적은 것처럼
현재 문제가 되는 일련의 사건들은 맹견 분류와 관련이 없습니다.
모든 동물의 행동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폴랑폴랑 슬로건)
반려견에 대한 정확한 지식, 공격성에 대한 명확한 정의, 문제의 실제적 원인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이 만드는 평가 제도는 기대와 다른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 평가제도 및 평가 전문 기관
폴랑폴랑에서는 전문적으로 반려견의 ‘행동 평가’를 개발하고 진행해왔습니다.
지금까지 이와 같은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지금 논의되는 ‘공격성 평가’ 등의 잘못된 제도로 인하여, 평가제도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생겨 저희가 지금까지 해온 노력이 수포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 해외의 제도를 국내에 도입한다면
타인의 것을 이해 없이 모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옵니다.
지금과 같은 한국의 반려동물 문화, 동물을 대하는 인식이 나타난 데에는 미디어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얼마나 잔인한 내용을 제공해 왔는지, 잘못된 정보들을 대중화시켰는지 상기해야 합니다.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반려동물 프로그램에서
반려견이 괴로움을 호소하고,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받은 경험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이 대중에게는 아름답고 즐겁게 보인다는 사실은
‘국내의 반려동물 보호자 및 대중이 평소에도 반려견이 고통과 두려움을 호소할 때
그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거나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출연한 반려견이 제작 의도와 달리 두려움과 불안을 호소할 때
그 모습을 아름다운 변화라고 방송한다는 사실은
프로그램 제작에 관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반려견의 언어와 의사표현에 대해 무지함을 말합니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만들어지는 제도나 방안이
올바른 방향으로 마련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제도나 방안의 문제에 앞서 그 제도를 실행하는 사람들이 준비가 되어있는가를 물을 때입니다.
- 반려동물 전문가라는 타이틀에 관하여
우리는 같은 사람이면서도,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면
많은 공부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압니다.
동물은 사람이 아니고, 사람과 다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동물을 이해하고 안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쌓아야 하는 전문성보다 월등히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아무 전문성도 없이, 동물 전문가를 자처하며 활동하는 많은 비전문가들로 인해 반려동물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상식만 쌓여가고 있습니다.
여객기의 파일럿이 되려면, 항공기를 운전하는 지식뿐만 아니라, 공학, 지리, 기상, 국제법, 기계, 물리 등 항공 운항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 깊이 있는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고, 각 요인들에 따라 고도와 스피드를 계산하고, 셀 수 없이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만들고 사용하는 기계도 그러할진대
이상하게도 아동과 동물에 대해서만큼은 상식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너도 나도 자신이 아동 심리 전문가, 동물 전문가라고 말합니다.
경비행기를 운전한 경험이 있다고 해서, 스스로를 '항공 전문가'라고 칭하며
삼백 명의 승객이 탑승한 여객기를 운행하겠다고 나서는 미치광이는 세상에 없을 겁니다.
비행기 운전석에 앉아서 운전대를 만져보았다는 이유만으로 자칭 '파일럿'이라 일컫는 바보도 없을 겁니다.
내 손에 수백 명의 생명이 걸려있고, 그 전문성 여부는 단번에 드러날 테니,
그런 도박은 하지 않을 것이고 할 수도 없을 겁니다.
그러나 동물에 대해서만큼은 같은 류의 행동을 하면서도
죄책감도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반려동물이 아무리 고통을 호소해도 그걸 알아보는 대중은 거의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국은 이제 ‘반려견과 함께 사는 사람이라면 탈출해야 하는 국가’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고 있든 아니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보다 현명하게, 무엇이 올바른 방향인지 깊이 고민해 볼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쫓고 있는 불빛이 등대인지, 나를 향해 달려오는 차의 헤드라이트인지 구별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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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국내 유일의 국제 인증 반려동물 행동심리 전문가
저서 <당신은 반려견과 대화하고 있나요?>
반려동물의 감정(Feeling)과 니즈(Needs)에 공감하는 교육을 알리며
반려동물 교육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동물행동심리연구소 폴랑폴랑의 대표로
동물과 사람이 서로가 서로를 치유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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