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가짜에 열광하는 걸까?"
일정 수준의 지식을 갖추기 전까지는
어떤 정보가 맞고, 어떤 정보가 잘못된 정보인지를 가릴 수가 없기 때문.
판단 기준이 자리잡지 않았기 때문에
진짜와 가짜 정보를 구분하지 못한다. 보는 눈이 없는 것이다.
내가 받은 정보가 진정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검토하는 일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귀찮은 일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정보의 진정성에 상관없이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는 곳으로 빨려 들어간다.
몇 가지 근간의 이야기
1. 수잔 프리드먼 박사는 심리학 (Applied Behavior Analysis)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남긴 저명한 연구자이다.
개인적으로는 일전에 다른 일로 의논차 프리드먼 박사를 뵙기도 했는데, 그녀의 연구가 중요한 의미를 지니므로 동물행동과 동물 교육에서 그녀의 논문이 자주 인용된다.
자신이 그녀로부터 사사한 제자라거나 그녀의 학생이었다고 홍보하는 동물 훈련사들이 있다고 하는데,
프리드먼 박사는 동물전문가도 아니고 동물 교육법을 가르치거나 훈련사를 양성하는 일은 없다 (기조 강연이나 컨퍼런스 연사로는 참석하지만).
그녀는 심리학 학자이다. 그녀의 '제자'란, 그녀의 지도 하에 심리학 연구와 논문을 마친 연구자다.
어찌 되었든 이미 그녀의 제자들이 그녀의 바통을 이어받아 교수이자 연구자로 명성을 얻고 있을 정도로 이미 오래전에 프리드먼 박사는 은퇴하였고, 후학을 양성하지 않은지도 오래되었다.
2. 타인의 교육 내용을 무단 복제해서 돈벌이에 활용하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
가장 기초적인 강좌를, 복제해서 가르치면서, 제대로 내용을 전달하지도 못하는 부끄러운 일은 그만.
누군가를 가르칠 때는 가르치는 내용보다 최소한 수십 배는 더 깊이 그 내용을 이해해야 올바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법이다.
3. 사분면의 강화 이론으로 흔히 이해되는 심리학의 기초 이론은 설명은 간단할지 모르겠으나,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학원에서 이 이론을 가르치는 교수가 그 이론을 잘못 이해하여, 학생들이 정확히 기재한 에세이를 오답으로 평가한 경우도 보았다.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사례들은 오답으로 넘쳐난다.
잘못된 지식들을 습득하고 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건, 잘못된 지식들을 가르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처음에 잘못 배운 지식은 바로잡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겠다.
4. 해외 반려동물 교육 시장이 점차 포화상태가 되어 가면서, 사람들의 눈높이와 판단의 기준이 자리를 잡아가자, 입지가 점점 좁아져가는 해외의 '엉터리 반려동물 전문가들'이 쉴 새 없이 아시아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그리고 그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순진한 이들이 대기 중이다.
일본에 이어 한국이다.
그중 한 사례를 들어본다.
스포트라이트를 좋아하고, 그만큼 쇼잉도 뛰어나며
자신에게 영적인 힘이 있다고 믿는 나르시시스트적인 대표자와
그를 따르는 일종의 '종교단체의 신도'들과 같은 느낌의 사람들이 모여드는 한 동물 관련 기업이 있다.
그들이 자신들의 컨텐츠라고 말하는 교육 내용의 대부분은
사실 기존에 이미 있는 '동물 물리치료학+인간 물리치료학+동물행동심리 이론 기초+자기 계발서'의 내용을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발췌하여 믹스한 것에 가깝다.
거의 대부분의 내용이 '동물 물리치료학 Animal physiotherapy'을 차용한 것이지만,
그들이 그렇다고 동물 물리치료를 전공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내용의 신뢰도는 떨어진다.
그들이 가르치는 동물행동심리 부분만 놓고 말하자면, 상당 부분 잘못되거나 왜곡된 내용들이다.
예를 들어, 개의 불안과 두려움을 변화시킨다고 하면서 오히려 그 행동을 강화시키는 교육을 하는 식이다.
그들은 자신의 세미나에 수년간 참석한 사람들에게 '멘토'나 '어시스턴트'같은 호칭을 붙여주고, 새로 온 사람들의 관리를 위임하는 방식으로 교육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렇게 수년간 교육에 참석하여 직함까지 받은 이들의 반려견들이 누구보다 더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고 수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다는 사실이 그 증빙인 셈이다. 교육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고함을 지르고 뛰어다니며 괴로움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바로 그들과 함께 사는 동물들이다.
이들을 미디어를 통해 접하고, 호기심을 갖고 찾아갔던 사람들 중 대다수가 발길을 끊었고, 마켓에서 그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에서, 순진하고 보는 눈이 없는 사람들이 환영하는 새로운 시장은 그들에게 오아시스 같을 거다.
5.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진실이 아니라 힘이 지배한다.
방송을 통해 유명해진 한 반려동물 교육계의 미디어 스타가 컨퍼런스 기조 연설자로 나온 적이 있다.
그가 반려동물에 관해 아는 게 없는 가짜라는 것을 몰라서 기조 연설자로 세웠다고? 천만의 말씀.
모두가 다 알고 있었다. 그 허상을.
쇼의 흥행에는 광대, 그리고 그 광대를 보려고 몰려드는 군중이 필요하다.
그가 나섰을 때, 주목하고 열광하는 대중이 존재하는 한, 덕분에 컨퍼런스의 성공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의 연설을 들으면서 그 코미디 같은 이야기에 모처럼 깔깔대고 웃기도 하고 말이다.
마케팅에 휘둘리는 차기 바보가 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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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행동심리연구소 폴랑폴랑
국내 최초/국내 유일의 국제 인증 반려동물 행동심리 전문가
저서 <당신은 반려견과 대화하고 있나요?>
반려동물의 감정(Feeling)과 니즈(Needs)에 공감하는 교육을 알리며
반려동물 교육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동물행동심리연구소 폴랑폴랑의 대표로
동물과 사람이 서로가 서로를 치유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