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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langPolang Apr 01. 2016

유기동물은 정말 유기된 걸까?

유기견, 유기묘, 유기동물 정말 그래?

유기견, 유기묘, 유기동물이라는 단어를 싫어한다.

대신 '길 잃은 동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유기동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밤새 이야기해도 모자랄 만큼 많다.


1.

유기동물이란 말은 누군가는 유기했고 누군가는 버려졌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비난과 동정심이 들어있다)

그러나 가족이 없는 모든 동물들이 유기된 동물이라고 볼 수 없으며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도 없다.


설사 정말로 '유기'한 케이스라고 하자.

'당신은 동물을 유기한 자'라는 딱지(레이블)를 붙여서 

죄책감과 자기혐오의 감정을 불러일으켜 음으로 음으로 숨게 만드는 것이 

유기동물 감소에 어떤 도움이 될까?

누구에게 도움이 될까?

 

영어권에서는 '유기 (abandoned)'가 사실로 확인된 경우가 아니면 

'길 잃은 동물(Lost animal, homeless animal)'이라고 표현하는데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동물을 유기하거나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은 어느 나라에나 존재한다.

선진국이라고 해도 음성적으로 동물을 버리거나 학대하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그러나 보호소나 동물보호단체를 찾아가 자신의 인적 사항을 밝히고

'지금은 유기하거나 포기하는 것 이외에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르겠다'며 상담을 하고 

상담 결과에 따라 반려견의 보호자 자격을 포기하고 보호소에 맡기고 돌아가거나

보호소에서 연결해 준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가족도 많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 중 하나는 

'동물을 버리는/유기하는 사람'이라고 

그들에게 레이블을 붙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반려동물을 포기하기로 결심하는 순간

죄인으로 낙인이 찍혀야 하는 곳이라면

음성적으로 버리고 달아나는 편을 택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이 이상할 것 없지 않은가?



2. 

전 세계 75%의 반려동물이 가족이 없이 살고 있다. 

거기에는 '유기'도 물론 포함되겠지만 

인구는 점차 감소하는데 반려동물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줄어든 인구마저도 도시화, 핵가족화, 맞벌이 등으로 반려동물을 키울만한 환경을 갖추기 어렵다는 사실이 가장 큰 몫을 한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일이 

하나의 생명이 판매 가능한 '상품'이 되면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동물이 '화폐 가치를 지닌 상품'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지구를 살아가는 생명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만들어내는 것이

비난과 고발, 낙인보다 절실한 시점 아닐까?


3. 

해외 통계에 따르면

보호자가 반려동물을 포기하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행동상의 문제였으며

반려동물 교육을 통해 문제가 해결된 이후에는 계속 양육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단순히 반려동물을 중도에 포기한다고 하여 그들을 '나쁜 사람'으로 규정하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그들 중 다수가 도움을 받을 방법을 알지 못했던 평범한 사람일 수 있다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들 중에는 책임감이 부족하거나 현명하지 못한 선택을 한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들이 다수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무책임한 사람이 다수라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말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그들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 인식할 때 문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이 보이지 않을까?


4. 

파산과 같이 경제 위기를 맞은 반려 가족을 생각해보자.

아이들의 의식주도 해결할 수 없는 절박한 가족이라면 

무책임한 가족이 아니더라도 반려동물을 포기해야 할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이와 같은 경우 반려동물의 사료 비용을 주에서 지급해주는 경우도 있다.

그 편이 보호소에서 보호하는 것보다 훨씬 사회적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이다.


5. 

우리가 그들에게 레이블을 붙이지 않을 때

희망적인 방향이 보이고 동물 보호 비용도 줄어든다.

그들이 보호소나 동물보호단체를 찾아가 자신의 인적 사항을 밝히고 도움을 요청한다면

우리는 

그들이 함께 살던 반려동물의 히스토리, 병력, 보호자가 기권하는 이유 등을 바로 파악할 수 있고

그렇다면 문제 해결을 위한 최적의 솔루션을 선택하고

실수 없이 그 반려동물에게 가장 적합한 새 가족을 찾아줄 수 있다. 

혼자 길을 헤매는 반려동물을 두고 괜한 추측을 할 필요도 없고,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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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행동심리연구소 폴랑폴랑(www.polangpolang.com
    국내 최초/국내 유일의 국제 인증 반려동물 행동심리 전문가  

    저서 <당신은 반려견과 대화하고 있나요?> 

    반려동물의 감정(Feeling)과 니즈(Needs)에 공감하는 교육을 알리며 

    반려동물 교육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동물행동심리연구소 폴랑폴랑의 대표로 

    동물과 사람이 서로가 서로를 치유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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