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그랬듯

by Lunar G

앞이 보이지 않아서

눈이 없는 줄 알았는데

가슴까지 공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숨구멍이 막혀 있는 줄 알았는데

수족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아서

사지가 굳어버린 줄 알았는데

추위도 더위도

느껴지지 않아서

몸통만 남은 줄 알았는데


네가

나를 보는 네 눈이

알려줬어


내가 아픈 건

너무 아파서 무감각해진 것 같은 건

날개가 돋고 있기 때문이라고

내 심장은 여전히 뜨겁게 뛰고 있다는 걸


Constant Montald_La Fontaine de l'Inspiration_1907.jpg Constant Montald_La Fontaine de l'Inspiration_1907


네가 내게 그랬듯

이번에는

내가 말해줄게


네 심장은 식어가는 게 아니라

뜨거워지고 있는 거라고

너무 빨리 뛰어서

멎은 듯 느껴지는 것뿐이라고


내 눈물이 별이 되어 네 가슴에 박혀 있었던 것처럼

네 눈 아래 맺힌 그것이 지금 내 심장의 샘이 되어 흐르고 있다고


그러니까

더 달려도 돼

멈칫하지 않아도 괜찮아

눈치 보지 않아도 괜찮아


네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멈춰버릴 것 같을 땐

네 가슴에 덧대 둔 내 손이 먼저 알려줄 테니까

너는 너의 오늘을 마주하기만 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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