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이 보이지 않아서
눈이 없는 줄 알았는데
가슴까지 공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숨구멍이 막혀 있는 줄 알았는데
수족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아서
사지가 굳어버린 줄 알았는데
추위도 더위도
느껴지지 않아서
몸통만 남은 줄 알았는데
네가
나를 보는 네 눈이
알려줬어
내가 아픈 건
너무 아파서 무감각해진 것 같은 건
날개가 돋고 있기 때문이라고
내 심장은 여전히 뜨겁게 뛰고 있다는 걸
네가 내게 그랬듯
이번에는
내가 말해줄게
네 심장은 식어가는 게 아니라
뜨거워지고 있는 거라고
너무 빨리 뛰어서
멎은 듯 느껴지는 것뿐이라고
내 눈물이 별이 되어 네 가슴에 박혀 있었던 것처럼
네 눈 아래 맺힌 그것이 지금 내 심장의 샘이 되어 흐르고 있다고
그러니까
더 달려도 돼
멈칫하지 않아도 괜찮아
눈치 보지 않아도 괜찮아
네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멈춰버릴 것 같을 땐
네 가슴에 덧대 둔 내 손이 먼저 알려줄 테니까
너는 너의 오늘을 마주하기만 하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