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의원면직
공무원 열풍입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에도 공무원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들이 모인 노량진은 쉴새 없이 분주히 돌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공무원 시험 일정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뒤로 밀려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컨디션 및 일정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힘들게 공무원이 되면 행복한 길이 열릴 것만 같습니다. 저도 처음 합격증을 받아들었을 당시에는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뻤습니다. 합격한 저보다 더 기뻐하시는 부모님의 얼굴을 보니 내심 뿌듯했습니다. 벅찬 가슴을 안고 새로 입고갈 정장을 방에 걸어두며 마음이 두근 거렸습니다. 그렇게 첫 발을 내딛고 공무원증을 목에 걸었을 때는 자랑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제 마음속에는 다른 생각이 자리잡았습니다.
"그만 둘까? 여긴 내가 있을곳이 아닌가?"
경직된 조직문화, 생각보다 쉽지 않은 민원업무,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길에서 참 많이 방황했습니다. 그만둘 생각으로 다른 직장을 알아보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용기가 없어 그만두지 못했지요. 이러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공무원이 저 뿐만은 아닙니다. 특히 젊은 공무원들 중에서는 새로운 길을 찾아 과감히 공무원을 그만 두는 사람이 부쩍 늘었습니다.
왜 이런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다양한 이유와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사회에서 공무원 사회는 그 속도를 못맞추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유 분방하게 자란 세대가 적응하기에는 공무원 조직이 경직되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공무원 생활에 대해서 모르는 똑똑한 친구들이 공무원에 많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왜 공무원이 되어야 하는지, 공무원이 되서는 어떠한 일을 하는지, 공무원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사실 관심이 없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안정적이고 좋은 직장이라고 하니, 공부깨나 했던 친구들은 공부에 자신이 있으니 공무원 시험에 도전합니다. 그리고 수험 과목에 집중해서 수험 기간을 최소화 하는데 온 신경을 집중합니다. 그리고 멋지게 합격합니다.
하지만 진짜 고민은 그때부터 시작됩니다.
공무원 생활이라는 복잡하고 어려운 길을 출발하려고 합니다. 도움을 청할 곳은 아는 공무원 선배나, 상사밖에 없습니다. 가본 사람이 제일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마저도 없으면 내막을 알 길이 없습니다.
공무원은 무슨일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 그리고 어떻게 생활하는지 9년간의 공무원 생활을 바탕으로 초임 공무원, 공무원 준비생들을 위해 글을 써내려갔습니다. 직접 경험했고, 여러 부처에서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그래서 제목도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후배를 만난 날'입니다. 아끼는 후배에게 이야기 하듯 정성을 담아 썼습니다. 어렵게 들어온 공무원을 쉽게 포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명확한 해답을 제시할 수는 없겠지만 어렴풋이 이렇게 살아가는 구나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알고 가면 버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