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미성과 감각 포만
사람은 누구나 심미적 디자인에 지나치게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감각 과부하(sensory overload)로 인한 포만(sensory satiation)을 경험하고 결국 싫증(satiety)을 느끼게 된다.
아무리 멋진 디자인의 제품이라 하더라도 처음에 느꼈던 그 감흥이 지속되지는 않는다.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 위치한
데미안 허스트(Damien Steven Hirst)의 작품 '골든 레전드(Golden Legend)'를 처음 마주했을 땐,
'삶과 죽음. 영광을 위한 내면의 고통, 아니 자아 충만함을 실현하기 위한 외연적 고통.'
을 표현하려는 것이 아닐까 애써 의미를 부여하려 했다.
예술가가 아닌 이상 필자와 같은 보통 사람들은 예술 작품을 마주하면,
어떻게든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마련 아닌가?
그러니까 이런 호텔에 저런 작품이 있겠지라고 호텔 투숙객들은 생각할 것이다(물론 필자의 견해다).
웅장하고, 멋있으며, 위에서 필자를 내려보는 듯한 모습에 압도 당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한 것 같다.
그런데.
두 번, 세 번, 네 번, 그리고 계속해서 보다보니 '골든 레전드'가 아닌 '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 느꼈던 감흥은 줄어들기 시작했고, 그냥 '날개 달리 말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필자는 예술을 전혀 모르는 문외한이기에 이렇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많은 대중들은 경험해 봤을 것이다.
처음에 멋지고 세련된 오브제들도 반복적으로 계속 보다보면 어느 순간 감흥이 없어지고,
솔직히 조금 질린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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