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뽈작가 Mar 22. 2022

[경찰웹툰 뽈스토리 18화] 수첩


전남경찰 임00 경위의 사연입니다^^










































지난 2004년. 제가 강력팀에 근무할 당시의 이야기입니다.


운전자가 차량을 잠시 주차해 놓고 자리를 비운 사이 안에 있던 지갑을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절도 용의자는 지갑에 든 카드를 사용한 흔적이 있어 CCTV에 찍힌 사진을 확보할 수 있었는데요.


그 사진을 토대로 전라남북도 일대의 비슷한 연령대이거나 동일 수법의 전과자 등을 상대로 수사를 펼쳤지만 결국에는 검거하지 못하고 미제 사건으로 종결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제가 항상 지니고 다닌 형사 수첩에 용의자의 사진을 붙여 간직했고, 수첩을 뒤적일 때마다 그 사건을 떠올렸답니다.


그 후로 2년이 지났고 한 건물에서 발생한 도난사건을 맡게 되었는데요.


추적 끝에 피의자를 검거한 후 경찰서로 연행하여 조사를 하고 있는데 피의자의 선배라는 남성이 찾아와 피의자를 만나고 가겠다며 민원인 휴게실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런가 보다 하며 지나친 후 피의자 조사를 마치고 피의자를 유치장으로 데려갔는데 그 선배라는 남자는 늦은 시간까지 휴게실에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남다르게 서로 위해주는 사이인가 보군..’ 하고 사무실로 되돌아와 마무리를 하려는데 문득 그를 예전에도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드는 거예요.


‘누구더라? 왠지 익숙한 얼굴인데..’ 


그러다 갑자기 형사 수첩을 뒤지기 시작했고 2년 전의 승용차 털이범이라는 걸 알게 됐죠.


곧바로 민원인 휴게실로 갔더니 다행히 그자가 그곳에 있었습니다.


저는 흥분되는 마음을 애써 감추며 최대한 자연스럽게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매우 친절하게 말을 건넸죠.


“시간이 늦었으니... 강력팀 사무실에서 기다리시죠?”


그는 “고맙습니다.”라며 제 발로 사무실로 들어가더군요..


그리고 차도 한 잔 건넸지요.

그는 아무런 의심 없이 후후 불며 마셨고요.  


그가 차를 다 마실 즈음 제 형사 수첩의 사진을 그의 눈앞에 내밀어 물었어요.


“이 사람이 누구인가요?”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저를 빤히 쳐다보더니 대답했습니다.


“전데요.”


“차 다 마셨으면 조사 시작합시다.” 

“예.. 알겠습니다...” 


그날 2년 전 절도 미제사건을 해결하였고 선·후배 절도범들은 유치인 면회실이 아니라 유치장 안에서 해후했답니다...

작가의 이전글 [경찰웹툰 뽈스토리 17화] 합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