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 인생의 좌우명을 묻는다면
정지의 힘
백무산
기차를 세우는 힘, 그 힘으로 기차는 달린다
시간을 멈추는 힘, 그 힘으로 우리는 미래로 간다
무엇을 하지 않을 자유, 그로 인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안다
무엇이 되지 않을 자유, 그 힘으로 나는 내가 된다
세상을 멈추는 힘, 그 힘으로 우리는 달린다
정지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달리는 이유를 안다
씨앗처럼 정지하라, 꽃은 멈춤의 힘으로 피어난다
누군가 내 인생의 좌우명을 묻는다면...
나는 '할 수 있지만 하지 않을 자유'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껏 누구도 내 인생의 좌우명을 물어보지 않았다. 백무산 시인은 오래전 문학모임에서 두 번인가 뵌 적이 있다. 정지함으로써 다시 시작하는 힘. 요즘의 내 상황과 딱 맞는 시다.
내가 다시 달려야 할 이유는 아직 못 찾고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