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보다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2025년 4월 22일과 23일에 2차례에 걸쳐서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장인수 기자)'와 '서울의 소리(이명수 기자)'는 『김건희 패밀리와 요양원』이라는 제목으로 특별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주요 내용은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온요양원'에서 발생한 심각한 노인학대와 운영 비리를 다루었다. 이 요양원은 전 대통령 윤 씨의 부인인 김건희의 오빠 김진우가 대표로 있으며 엄마인 최은순 씨가 식재료 공급을 하고 있다. 운영 과정에서 부실급식, 노인학대 의혹 등을 보도했다.
최은순 씨는 과거 파주에서 요양병원을 불법적으로 운영하며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약 22억 9천만 원의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로 기소되었고 징역 3년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온요양원도 이와 유사한 형식으로 운영을 한 정황이 보인다. 온요양원 대표는 김건희 씨의 친오빠인 김진우 씨다. 또한 제보자에 따르면 김진우 대표를 비롯한 직원들의 근태도 좋지 않았다고 한다.
뼈 대신 분말 가루, 대파없는 곰탕
장인수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최은순 씨가 직접 식자재 공급을 하며 품질이 낮은 식재료들이 납품되고 있다는 의혹"을 전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온요양원에서는 어르신 16명에게 바나나 6~7개로 만든 주스를 나눠주고, 곰탕도 뼈 대신 분말로 만든 데다 파도 넣지 않는 등 급식은 심각하게 부실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한 "제대로 닦지 않은 숟가락등 위생문제도 상당히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노인학대 의혹
15년 차 요양보호사인 B 씨는 "온요양원에서 잠시 근무했지만 온요양원의 노인학대가 심각한 수준이었고 욕설등 정서적 학대가 심했다"고 한다. 또한 "심한 변비와 잦은 설사 증세를 보이던 노인(최 씨)을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았으며 최 씨의 배변 이상 증상이 생긴 지 20일 이상이 지나서야 병원에 데리고 갔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최 씨는 병원에 간지 얼마 안 돼서 사망했다.
이 외에도 온요양원의 노인학대가 의심되는 사례는 많다. 노인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한쪽 발을 침대에 24시간 묶어 놓거나, 기저귀를 장시간 교체하지 않거나 재활용하도록 지시하는 등, 비위생적인 환경 속에서 심각한 노인학대 정황이 드러났다. 이미 온요양원에 대해 2018년과 2021년 두 차례 노인학대 의심 사례가 정식 접수되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신고되지 않은 학대가 더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보험 급여 부정 수령 의혹
2017년부터 2025년 2월까지 온요양원에 약 97억 원의 건강보험료가 지급되었으며, 부실 운영을 통해 보험료를 부당하게 수령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부는 1명당 시설급여로 1일 최대 90,450원을 지급한다. 그런데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가면 급여의 절반만 요양원에 지급합니다.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면 처음 10흘간은 절반을 주다 11일째부터는 아예 주지 않습니다.
-장인수 기자-
보도 이후 미디어와 정치권 반응
정치권에선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이 2025년 4월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온요양원에서의 노인학대 정황과 운영 실태를 공개하며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현지조사 및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전 의원은 해당 요양원이 김건희 여사의 친오빠 김진우 씨가 대표로 등록되어 있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2017년부터 2025년 2월까지 온요양원에 지급된 건강보험료가 약 97억 원에 달한다며, 국민의 돌봄 예산이 사적으로 전용되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널리스트의 보도 이후 4월 29일 MBC에서 온요양원 부실 운영 보도를 했다. 또한 장인수 기자의 후속보도에 따르면 "4월 28일 관련 당국[남양주시, 경기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 국민건강보험공단, 남양주 경찰서]이 온요양원 현지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결과를 토대로 "5월 중에 사례판정위원회를 열어서 온요양원이 부실운영및 노인학대 여부와 부당 급여 청구가 있었는지를 결정 할 예정이며 사실이 확인될 경우 행정조치 및, 건강보험공단에서 지금까지 지급했던 급여를 환수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부실 운영, 일부의 사례 이기를
앞에서 제기된 노인학대와 부실한 급식들은 결국 돈 때문이다. 하지만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최은순씨와 그 일가는 최소 수백억대 자산가로 알려져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까지 불법을 하면서 부실한 급식을 제공하고 노인 돌봄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까?
온요양원의 심각한 노인학대 의혹과 부실 운영 의혹을 접하면서 본인이 지난 2022년 6개월간 사회복지사대체인력으로 근무했던 몇몇 중증 장애인 돌봄 시설들이 떠올랐다. 대부분 안전과 위생 등 시설을 잘 갖추고 사회복지사나 요양보호사들도 시설 이용인(중증 장애인)들에게 헌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경기도 광주시의 한 장애인 주간보호센터에서 근무했을때 돌봄 종사자들이 단지 '일'이 아니라 '사람을 돌보는 일'에 진심임을 알수 있었다. 해당 시설에서는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직원들이 중증 장애인을 위해 세심히 신경 쓰고 헌신하고 있었다. 위생과 식사, 안전, 생활 환경 등 모든 면에서 우수했다. 물론 완벽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내가 경험한 돌봄 현장에서는 '사람을 돌본다'는 기본을 지키고 있었다. 노인 돌봄처럼 중증장애인 돌봄은 단지 '일자리' 이상의 무게를 지닌다. 나는 당시 사회복지사 대체인력으로 일하며 내가 속한 부서의 팀장에게 몇 차례 정규직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정중히 고사했다. 24시간 신경을 써야 하는 중중 장애인들을 잘 돌봄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와 사람이 있어도 권력을 쥔 소수가 법과 윤리를 무시한다면 그 피해는 가장 약한 이들이 받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그리고 다양한 영역의 돌봄 종사자들이 낮은 처우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노인과 장애인을 돌보고 있다. 이번 온요양원 사태로 그들의 헌신이 폄훼되어서는 안 될것이다. 인간의 존엄이 지켜지는 돌봄 현장이 되기를 바란다. 오늘도 누군가의 삶을 떠받치고 있는 돌봄 종사자들에게 작은 연대의 마음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