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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폼폼 Jun 11. 2024

제1회 슈레기의 날

저의 일기를 정리하고 공개합니다 2023년 12월

저의 일기를 정리하고 공개합니다 2023년 12월

2023.12.09. 토요일


쓰레... 아니 슈레기의 날이 시작됐다. 처자고 싶었는데 바른생활에 길들여진 몸이 7시에 일어나 버렸다. 편의점 빵으로 아침을 때우고 남편이 내린 커피를 마시고, 이내 누웠다.



전에 사려던 고양이 수모를 당근마켓에서 다시 찾았다. 원가를 알고 싶어서 검색하다가 실리콘 수모라는 것을 알았다. 저번에 산 실리콘 수모도 쓰기 불편해서 남편에게 넘긴지라 꺼려졌다. 고양이 수모를 검색하면 검색할수록 귀여운 디자인들이 많이 나왔고(!) 모두 실리콘 수모였다. 이럴 수가. 절망하는 나에게 남편이 말했다. "어차피 수모 쓰면 귀여운 건 남들만 보잖아. 본인은 못 보잖아." 하. 그렇긴 하다. 하지만!! 귀여운 걸 쓰면 기부니 조크든요!




너무 씻기 싫은데 얼굴은 당겨서 클렌징워터로 얼굴을 닦고 로션을 발랐다. 양치는 마지막 양심으로 꼬박꼬박 했다. 슈레기답게 인터넷->웹툰->웹소설->다시 인터넷을 무한반복했다. 전혀 지겹지 않다. 청소기를 돌리지 않아서 러그에 고양이털이 숑숑숑 심어져 있지만 무시했다. 그러다 배가 고파서 어제 사 온 과자를 뜯었는데... 종이곽 한 통에 겨우 6개 들어있다. 한 통에 2000원인데. 세상에. 개늠시키들.


점심으로 김치 도시락 라면을 먹으며, 남이 어제 사온 주먹밥 비닐을 뜯었다. 비닐봉지의 반도 안 되는 양이 들어있었다. 또 개늠시키들을 부르짖지 않을 수 없었다. 




오후도 나태하게 보냈다. 정말 노는 건 질리지 않는다. 


1년 놀아본 결과 그러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평생 놀면서 사는 거라는 걸 알았다. 안 할 수만 있다면 집안일도 안 하고 싶다. 낮잠을 4번쯤 잤다. 저녁으로 남은 알아서 볶음밥을 해 먹고, 나는 그릭요구르트를 배달시켜 먹었다. 4번째 낮잠이 밤 12시에 끝나서 2시까지 놀다가 밤잠을 잤다.


나쁘지 않은 제1회 슈레기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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