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먹고 싶은거 있어?
아니. 나 배 안고파.
어머니와 시장 나들이할때면 으레 오가던 대화.
그도 그럴것이
집주인 아줌마가 밀린 월세 언제 낼거냐
이걸 봤거든.
일곱살 꼬맹이가
그걸 봤거든.
그러고 철이 들었나봐.
뭐라도 사주고 싶은 어미에게
먹고 싶은 거 없다고
나라도 입 하나 줄이면
엄마가 그런 소리 안듣지 않을까.
그게 엄마 가슴에 깊이 꽂힐 지 모르고.
그게 평생 마음에 사무칠 지 모르고.
그게 내 깜냥에 할 수 있는
최선인 줄 알았나봐.
남의돈을 빌리는데
아이들 이름을 적으라더라.
아, 내 가뭄이 내 새끼들의 입구녕도 막을 수 있구나.
그걸 보면서
어미의 심정을 알겠더라구.
아, 이런 맘이었겠구나.
아, 이런 설움이었겠구나.
아… 이놈이 그걸 알아챘구나…
어린 나이에 철이 든다는 건
그렇게 부모의 가슴에 잊히지 않는 상처도 되는구나.
삼십년이 훌쩍 지나
겪어보니 알겠더라구.
내 새끼한테는 그러지 말아야지…
그런데 그걸 거듭하고 있더라구.
그냥 미안하구.
고맙구.
서글프더라구.
에구…
이게 다 사는건가
싶더라구.
슬프더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