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손목에 찬 알람이 부르르 떤다.
가벼운 떨림이 가슴을 깨우고
이내 머리까지 뒤흔들어
남아있던 꿈 내음까지 훅 불어 날린다.
아직 어둑한 세상.
아. 해가 또 한 뼘 짧아졌구나.
오늘따라 안개가 내리깔린 아침.
산으로 가자.
가을이 저만치 더 달아나기 전에.
그 뒤를 쫓아 흔적이라도 붙잡을까 싶어.
그래야 한 뼘씩 줄어드는 1년의 남은 시간.
후회라도 안 남지 싶어.
풀벌레 흐느끼는 산에 오길 잘했다.
안개에 뽀얀 속살을 닦아내는 산에 오길 잘했다.
잠시 앉아 쉬고 있던 가을도 만나니
산에 오길 참 잘했다.
이 기운으로 하루를
이 기분으로 한달을
이 기쁨으로 한참을
날아갈 힘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