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이불 속이 너무 포근해서
괜히 눈물이 날 뻔했다.
바람도 안 새고,
베개는 목에 딱 맞고,
옆구리도 시리지 않았다.
그게 그냥, 참 좋았다.
그렇게 편안한 순간이 고마웠다.
사실 별거 없어도 좋을 때가 있다.
뜨끈한 국 한 술,
고개 한 번 끄덕여주는 사람,
딱 맞춰 빈 버스 자리같은.
예전엔 대단한 게 좋았다.
누가 봐도 멋진 거.
하지만
반짝이는 게 지나가고 나면,
결국 찾게 되는 건 괜찮은 오늘이었다.
요즘은
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하루가 고맙다.
편안하다는 건
아무 일도 없다는 게 아니라,
버틸 수 있는 하루였다는 뜻이다.
그래서 오늘도 고맙다.
숨 쉬고, 눈 감을 수 있는 하루.
별일 없어서 더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