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내 이름이 낯선 사람의 입에 올랐다.
나는 듣지 못한 말에 다쳤고
보지 못한 시선에 작아졌다.
세상은 그대로인데,
나만 바깥으로 밀려난 느낌이었다.
나는 아무도 모르게 무너졌다.
밥이 넘어가지 않았고
거울을 피해버렸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멋대로 나를 판단하는 게 무서워
밖에 나가는 게 두려웠다.
잠들기 전까지 머릿속은 시끄러웠고
눈을 뜨면 더 무거운 아침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버텼다.
시간이 흐르고 나아졌다 생각했다.
잊은 줄 알았다.
그리고
내가 아파한 사실조차 몰랐을 그 사람을
우연히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엔 조금 달랐다.
감정이 몰려왔지만,
예전처럼 휘청이진 않았다.
예전의 나는 무너졌지만,
지금의 나는 그냥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상처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이제는 안다.
그저 상처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가끔 그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예전처럼 아프진 않지만,
완전히 괜찮은 것도 아니다.
그저, 그렇게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