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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지영 Jul 09. 2024

연극놀이로 만나는 행복한 그림책

: 과정드라마로 한발짝 더 들어가는 그림책 읽기

과정드라마로 한발짝 더 들어가는 그림책 읽기

핵심 그림책: 왁투 (이미성 지음, 북극곰 출판사)          


왁투와 함께 그림책 속으로 들어가기

왁투는 그림책의 주인공입니다. 

모든 책의 제목은 정말 중요하죠. 제목이면서 주제도 되고, 주인공이라면 인물의 정서와 특징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림책 표지는 늑대탈을 쓴 사람의 얼굴이 보이면서 ‘왁투’라는 선명한 단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것만으로도 그림책을 보는 사람들은 왁투가 바로 이 사람의 이름이라는 것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왁투를 가지고 소리 놀이, 리듬 놀이를 이어가 봅니다.

그저 이어가 보기도 하고, 아주 빠르게 이어가 보기도 하고, 내 느낌을 담아 인사하듯이 소리를 내며 이어가 보기도 합니다. 또 동시에 함께 소리를 내 보기도 합니다. 마치 응원하듯이 한 사람에 찬사를 보내듯이 소리를 모아보고, 매우 흥분된 어조로 소리를 내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왁투는 어떤 인물일까, 왁투 그림책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상상해 봅니다. 이러한 상상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그림책으로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낭독극으로 그림책 읽기

그림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림책의 세계는 정말 광활하지요. 

개인의 감각과 창의성을 깨워주기도 하고, 

한 인물이나 사건, 이야기의 여정을 따라가게도 되지요. 

그러면서 친구, 가족, 자연, 성장, 죽음, 회복, 사랑, 지역사회 등의 주제에 다가가게도 되고, 나의 일상에 대해 생각해보게도 되죠. 

왁투는 어떤 그림책일까요? 그림책을 읽으며 어떠한 기쁨과 발견을 할 수 있을까요? 

바로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해, 낭독극으로 왁투이야기를 만나봅니다. 

낭독극을 구성하기가 어렵다고요? 아니요. 왁투 그림책 속의 살아있는 문장들이 낭독극을 구성하는 재료가 됩니다. 해설, 왁투, 마을 사람들의 대사가 그림책의 문장들로 인해 그대로 살아납니다.      

왁투는 혼자가 아닙니다. 마을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죠. 

왁투라는 주인공이 일정 기간 겪게 되는 사건과 상황으로 들어가 봅니다. 

낭독극을 좀 더 흥미롭게 구성하기 위해, 전쟁 장면 등에서 음향과 음악 등의 효과를 사용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맨 처음에 함께 해본 소리 놀이, 리듬 놀이를 활용해 중간중간에 효과음을 만들어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왁투이야기 속으로 한발짝 더 들어가기

왁투그림책 속에는 낭독극으로 구성할 수 있는 문장들과 함께, 그림으로만 이어지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낭독극 대본에 꿈 장면, 장면 1, 장면 2와 같이 비워놓고, 바로 그 장면을 즉흥으로 만들어봅니다. 느린 그림으로 표현할 수도 있고, 마치 사진찍기처럼 정지된 연결 컷으로 이어볼 수도 있습니다. 먼저, 낭독극을 통해 왁투이야기를 만나고 난 후, 그 장면을 상상하며 만들어보는 것이지요.     


느낌나누기

즉흥 장면을 발표한 후에, 이제 그림책을 펼쳐봅니다. 

그림책을 펼쳐보며, 낭독극과 즉흥 장면을 만들어보면서, 왁투이야기에서 한발짝 더 들어가게 된 것이 무엇인지 함께 이야기해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나왔던 이야기들을 소개해보면요, 

“내가 왁투가 되어서 실제로 사건을 겪는 느낌이 들어요.”

“그러고보니, 왁투의 가족이 전혀 소개되고 있지 않네요. 그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왁투는 몇 살 정도 되었을까요? 미성년일까? 아님 완전 성인 남성일까요?”

“한 인간의 성장여정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닐까요?”

“마을 사람이 왁투에게, 이제 괜찮아 라고 말해줄 때 정말 뭉클했어요.”

“어떤 정답이 있기보다는, 나라면 어떠했을까, 왁투가 왜 그렇게 심술이 났을까, 함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등에 대해서 폭넓게 생각이 확장되는 것 같아요.”

“인디언 속담인가요,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한발짝 더 나가보기

느낌 나누기를 한 후지만, 연극놀이 활동을 추가해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선택은 이끔이가 현장의 맥락을 파악하면서 진행할 수 있겠죠. 혹은 ‘한발짝 더 나가보기’ 활동까지 한 후에, 전체적으로 느낌 나누기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우연히 들은 말’(몰래 엿듣기)

3-4명의 마을사사람을 정한다.

즉흥으로 왁투의 행동에 대해서 둘러앉아 이야기한다

나머지 참여자들은 그 이야기를 마치 엿듣는 것처럼 들어본다.

왁투와 친구들의 이야기 들어보기

모든 상황이 마무리 된 후, 왁투와 왁투 친구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활동입니다. 

이 이야기의 주제가 무엇일까요? 혹은 이야기가 주는 가치가 무엇일까요? 혹은 오늘의 활동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등의 형식적인 마무리 정리토론을 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활동이 오히려 입체적인 마무리 토론의 역할을 해 주는 것도 같습니다. 실제로 참여자들은 마을 사람이 되어 이야기하는 활동과 왁투의 친구들이 되어보는 활동을 매우 흥미로워합니다. 물론 이 활동 후에 마무리 나눔이나 주제를 잡아 토론을 할 수도 있습니다. 



-> 과정드라마(process drama)’는 한 개의 기법이라기보다는,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는 드라마 활동의 과정을 참여자들이 지속해 경험해가도록 이끌어가는 개념이자 활동의 맥락을 끌어내는 방법론이라 할 수 있습니다.

-> 활동들이 전체의 맥락 속에서 엮어지면서, 참여자들이 계속해서 이야기를 진전시켜나갈 수 있는 환경과 역량이 만들어지는 것을 주목하시기를 바랍니다. 

-> 각각의 연극놀이 활동들은 참여자들의 발표를 위한 연습 과정이 아닌, 왁투이야기를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즉흥 행위들을 끌어내고 있습니다. 

-> 정해진 순서가 있다기보다는, 이끔이가 참여자들과 활동하면서, 선택하고 개입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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