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 일기]스토어에 물건을 업로드하기가 두려운 이유

feat. 펠트 길냥이 브로치

by 풍요

매일 공방에 칩거하면서 일할 시간은 많아졌는데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일에는 소홀해졌다. 사실 공개적인 곳에서 쓰는 글은 주춤했지만, 두어 달간 매일 세쪽씩 글을 쓰고 있다. 책 [아티스트 웨이]를 두 번째로 읽으면서 매일 모닝 페이지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모닝 페이지란 아침에 일어나서 두서없이, 혹은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쓰는 과정이다. 이때 중요한 건 내부에서 끊임없이 나를 단속하고 비판하는 검열관의 말을 무시하고 자유롭게 적어야 한다.


KakaoTalk_20210729_151058198.jpg


처음에는 하기 싫어서 난리였는데 지금은 두꺼운 노트 한 권이 완성되어 간다. 일주일 정도면 매일 내 생각을 적은 비공개 책 한 권이 완성된다. 매일 무언가를 적는 것은 작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작은 행위를 통해 나라는 사람이 계획하면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물론 회사를 다니는 것만큼 꾸준히 무언가를 잘할 수 있는 일은 없어졌지만, 내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일들을 해나가고 있다. 오늘 쓰려는 이 글도 모닝 페이지에서 휘갈겨 내려간 글을 다듬어서 쓰게 되었다. 글을 담는 보물창고, 나의 삶의 기록을 바탕으로 말이다.


스마트 스토어에 상품을 올릴 때마다 드는 부정적인 생각 '잘 안 팔리면 어쩌지?'


KakaoTalk_20210711_131043464.jpg

얼마 전 공방을 새 단장했다. 공방 내 판매대도 만들게 되면서 요즘 열심히 완제품 라인에 집중하고 있다. 더디지만 하나씩 완제품을 만들면서 느끼는 점은 역시 하나의 물건을 완성하고 판매하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구매자일 때랑 입장이 달라지면서 많은 시행착오들을 겪고 있는 와중에 몇 해 전 언니가 가입해둔 스마트 스토어를 다시 갈고닦기 시작했다.


스마트 스토어를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처음 물건을 등록하는 일'이다. 판매할 물건도 정해졌고 가격도 힘겹게 정했으면 이제 열심히 판매해야 하는데 도통 용기가 나지 않는다. 여러 번 물건을 업로드할 때마다 느낀 이 정신적인 저항감에 대해 열심히 생각해본 결과, 이는 '잘 판매되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마음 때문이었다.


물건을 업로드도 하기 전에 지레 겁부터 먹고 할 일을 미루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제일 중요한 일은 왜인지 미루고 미루다가 마감이 임박할 때 진행하게 된다. 또, 공방을 운영할 때 새로운 디자인을 구성하고 제품으로 만들어낼 때 왠지 미루고 싶은 생각이 자주 들곤 한다.

이것은 모두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스스로 일을 찾고 성과를 만들어내는 우리 자매에게 이것들은 늘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 작은 걸림돌에 자주 걸려 넘어지면서 일정도 미뤄보고 딴짓도 해봤는데, 그럴수록 스스로에 대한 불안을 가중시킨다.

어차피 업로드해도 팔릴 물건은 팔릴 것이고, 안 팔릴 물건은 어떻게 해도 안 팔리는 것이 장사라고 한다. 이런 생각을 마음에 새기면서 오늘의 할 일을 그냥 해버렸다.


욕심부리지 말고 그냥 만들고 그냥 업로드에 의의를 둔다. 수정은 앞으로도 가능하니까.
KakaoTalk_20210711_131044785.jpg

'그냥'이라는 무심한 말에 기대어 업로드를 완료했다. 완벽하려고 하지 않았다. 기본 포맷만 잡고 필요한 내용을 채웠다. 업로드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다 올리고 나니 이게 뭐가 어렵다고 그렇게 전전긍긍했던 건가 싶다. 이 길고양이 펠트 브로치는 업로드하자마자 다양한 분들이 입양해가셨다. 어떤 분은 색별로 다 주문해주셨다. 우리 자매의 마음속에 있던 저항감이 한 풀 꺾이는 느낌이 들었다.


고민하던 지난날이 무색하게 길냥이 브로치는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언니는 늘 화려하고 어려운 작업만 하던 찰나에 작고 귀여운 길냥이들을 작업하면서 나름 행복해하고 있다. 에전처럼 브로치를 만들어두기만 하고 가치를 부여하지 않았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일도 어려웠을 것이다. 아주 작은 마음의 허들을 넘어서고 나니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은 많이 성장해야 하는 우리이지만 꾸준히 활동하고 관리하면 대형 상점(?)이 되리라는 원대한 꿈도 갖게 되었다. 물론 이렇게 글을 쓰고 난 뒤 우리는 또 쉽게 넘어질 것이다. 그때 또 '그냥'이라는 무심하지만 행동을 이끄는 말을 떠올리며 달리지 않을까 싶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