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참 별로라고 느껴지는 날

by 정의로운 민트초코

4월의 난 실수를 많이 했고 그만큼 반성할 게 많았다. 신중하기. 말 가려 하기. 집중하기. 상의하기. 일이 되게 하기. 소중한 나와 내 가족들에게 더 잘하기.


늦둥이 막내로 언니 오빠의 기세에 눌리고 심부름을 도맡아 했다. 수직적이고 평균 연령이 높은 직장에서, 성격 더러운 팀장과 일했다. 나는 가해자보단 피해자, 독단적이기보단 순종적이며 협조적인 사람이라 생각했다.


스타트업에 이직하고 나는 많이 깨졌다.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가 너무 달라 위축됐고, 모두가 어렵고 조심스러웠다. 시간이 흘러 업무가 익숙해졌고 한 팀을 리드하게 되었다. 여기서 나는 별로 어리지 않다. 연차도 있고, 매출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리드한다. 보수적인 직장에 다닌 경험을 살려, 상대가 누구라도 적절히 상대할 수 있다.


나 정도면 꽤나 순하고 나이스한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나는 꼰대 중에 상꼰대였다. 자신감과 오만 사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했다.


부끄러움과 후회가 밀려와 시간을 돌리고 싶다는 생각을 아주 많이 했다. 실수와 잘못을 직면하고 수습하는 건 정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좋겠는데, 타임머신이 상용화되었다면 인간은 성장하고 성숙하지 못했겠지. 충분히 부끄러워하고, 반성하고, 책임지고, 변화하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내가 한없이 사랑스럽고 대단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가 하면, 너무 부족하고 별로라고 여겨지는 때도 있다. 실수하는 나, 모자란 부분이 있는 나를 끌어안는 건 참 어려운 일이지만, 기왕이면 똑 부러지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내 모습이 좋긴 하지만,


괜찮다, 괜찮아. 내가 참 별로라고 느껴지는 날도 있는 거지. 항상 현명하고 지혜로울 수 없으니까. 사람은 누구나 부족하니까. 신중하기. 말 가려 하기. 집중하기. 상의하기. 일이 되게 하기. 소중한 내와 내 가족들에게 더 잘하기. 오늘보다 내일 더 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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