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와 내가 준비한 사업은 모두 수주에 성공했다. 앞으로 할 일이 태산이지만, 기뻤다. 제안서를 제출하고 홀가분했던 날. 발표 당일 맘 졸이며 사이트를 새로고침하다, 결과를 보고 안도의 하이파이브를 하던 순간. 동료들에게 박수를 받은 날. 최선을 다하고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을 때의 기분이랄까.
동료는 한 달 전 예약한 미용실도, 해외여행도, 주말약속도, 그 무엇하나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사업을 수주했다. 일상을 포기하고 사업 준비에 매달린 나와 같은 기쁨을 누렸다. 그는 실력 있는 동료다. 내 일상을 회사일보다 우위에 둔 적이 없어서, 나도 그렇게 해도 같은 결과를 받아들 수 있을 지 모르겠다.
드럼 레슨, 가족과의 저녁식사, 헬스장 등록, 뭐 그런 것들을 당연하게 포기하며 일터를 지켜왔다. 나는 아직 젊고, 책임지고 돌봐야 하는 건 오롯이 나 하나 뿐이기에 가능했다.
삶이 재미있기 때문에 더 살기 위해 돈을 번다. 월급 x,xxx,xxx원은 누워만 있어도 행복한 내가 재밌는 삶을 영위하긴 충분하다. 넷플릭스, 왓챠,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 뽕뽑기. 퇴근 길 동거인과 먹는 국수 한 그릇. 드럼 레슨, 친구들과의 만남, 공원 산책. 내가 참 좋아하는 것들을 지키고 싶어졌다.
올해 봄 꽃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야근이 일상인 나날을 보내다보니, 벚꽃은 이미 지고 있었다. 다음 해엔 만개한 벚꽃을 여유롭게 즐겨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