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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치 Mar 10. 2023

적당한 어려움의 재미

인생은 퀴즈

퀴즈게임 마니아

퀴즈게임을 좋아하는 딸아이는 자주 갑자기 문제를 내곤 한다. 문제를 잘 내고 싶어서 퀴즈책을 읽을 정도의 퀴즈마니아다. 몇 개의 문제를 내고 나면 이내 나에게 퀴즈를 내라고 한다. 나는 장난기를 부려서 엉뚱한 퀴즈를 낸다. 아니면 너무 쉬운 문제를 내서 딸아이의 어이없는 웃음을 유도한다. 딸내미의 의도에 맞지 않는 퀴즈게임이 진행되다 보면 다시 제대로 하라는 의미로 퀴즈 난이도에 대한 주문을 한다.


아주 어려운 거 내주세요.
너무 어려운 거는 말고요.
2022.09.10


문장만 보면, 아주 어려운 것인데 너무 어려우면 안 된다는 거의 상충되는 표현이 들어 있다. 어려운 것을 안 내니까 시시해서 주문은 했는데, 너무 어려우면 맞추는 재미가 없어질까 하는 걱정이 담겨있다.


인생도 퀴즈게임

어떤 게 맞을까? 어떤 게 더 나을까? 늘 고민하게 만드는 인생의 매 순간들. 그러나 너무 쉬운 문제로만 가득하다면 그것 또한 지루한 삶이라. 그리 바라는 바는 아니다.

그렇다고 난이도를 높여달라고 하기엔 너무 어려운 인생문제가 얼마나 힘든지 겪어갈수록 무서운 맘이 들곤 한다. 결국 나도 비슷한 주문을 하게 된다.

어느 정도 어렵게 해 주세요.
감당할만한 수준으로요.


때로는 게임 주최자가 난이도 조절을 실패한 것 아닐까 싶을 때가 오곤 한다. 퀴즈를 풀기는커녕, 끙끙 앓기만 해야 하는 삶의 시간들이 오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풀긴 하는 것 같다. 정답까진 아니어도 부분점수를 얻어가며 꾸역꾸역 풀어간다.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인터스텔라



https://brunch.co.kr/brunchbook/kidssay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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